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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돼지터리언국 총리 Jun 19. 2019

<예술의 향기> 풋풋한 중앙미술학원 본과 졸업전

#예술 #졸업

중앙미술학원 수묵학과 졸업생의 작품 

<예술의 향기> 풋풋한 중앙미술학원 본과 졸업전

    작가 인생의 첫발인 미대 졸업전에서 우리는 무얼 봐얄까.

    미대의 졸업전에서는 걸출한 신인이 나오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참신하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보는 재미가 있지 않겠나.

    대부분 작가는 졸업전의 고민과 주제를 말년까지 끌고 가지 않는다. 대신 졸업전을 준비하며 치열한 고민을 하고, 마침내 작품을 완성해 작가가 무엇인지 맛보는 경험을 한다.

    중국 단오절을 하루 앞둔 6월 6일 베이징 중앙미술학원의 본과 졸업전이 시작됐다.

    워낙 명성이 자자한 졸업전이라 전시 시작 후 첫 주말 관람을 왔다.

    석사 졸업전과 달리 작품의 양이 더 많고, 그만큼 더 참신한 작품도 많았다.

    역시나 가장 좋았던 것은 석사 졸업전 때와 마찬가지로 수묵화. 

    수묵화는 중국에서 국화(國畵)라고 부른다. 중화주의 뽕이 심하긴 하지만, 자신의 문화를 잘 지켜나가겠다는 면에서는 배울 점이 있다.

    오늘도 수묵 섹션에서 다양한 작품과 다양한 시도들이 여기저기 보여서 즐겁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그랬다.

다양한 시도가 돋보이는 중국의 수묵

    나 역시도 서양화를 너무 좋아하지만, 중국의 이런 자기 문화를 지키려는 자주적인 노력과 그 노력으로 인해 동서양의 예술로 잘 융합되는 모습을 보면 이게 우리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 같기도 하고 심경이 복잡하다.

    사실 글로벌 시대에 예술에서 원조를 따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만은 자신이 서 있는 그 자리에서 자신의 것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것 아닌가 싶다.

    그런 면에서 중국의 수묵화에 대한 노력은 칭찬해줄 만한 부분이 있다. 물론 수묵화를 국화라고 부르는 중화주의만 빼면 말이다.

    오늘 졸업전에서 여러 작품을 보면서 조금 안타까웠던 것은 다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떠오르는 작품들이 자주 보였다는 것이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기 때문에 따르고 따르다 보면 자신만의 스타일이 생길 것이니 큰 걱정은 하지 않지만, 나 같은 사람조차 다른 작가의 작품이 떠올랐다면 그것은 치열한 고민이 없었다는 반증일 수 있다.

중국의 유명 판화 작가들의 작풍을 따라한 듯한 작품들

    물론 한편으로는 이게 본과 학생의 작품이 맞나 싶은 작품들도 많이 보였다.

    많은 수묵 작품들이 그랬고, 변형 캠퍼스에 그린 작품들이 그랬고, 또 H.R 기거를 떠올리게 하는 일러스트 작품은 압권이었다.

    좀 아쉬웠던 것은 기대를 많이 했던 판화과 작품들이었는데 요새 워낙 중국 판화가 정점을 찍어서 그런지 쇠퇴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기거를 떠오르게  했던 졸업생의 작품. 본인 스타일도 약간 그로테스크하니 멋있다.

    역시 모두가 할 때 다른 것을 찾는 것이 답이다.

    다음 중국 미술의 붐은 수묵화에서 오지 않겠나 싶은데 수묵화는 유화나 서양화에 비해 작업 시간 이 짧아 가치 비교가 어렵다는 말도 있지만 그렇게 따지면 뭐 팝아트 같은 것은 공장서 찍는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내 느낌에는 멋들어진 수묵 작품이 대세가 되는 날이 조만간 올 것 같다.

    졸업전에 참여한 예비 작가들이 모두 작가의 길을 걸을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같은 열정을 가지고 작품 활동을 하기를 응원한다.

학생은... 다음 학기에 졸업하게 ㅡㅡ 

#예술 #중앙미술학원_졸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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