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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돼지터리언국 총리 Jul 09. 2019

<명차열전> 무등산에서 나는 우리차 '춘설차'

#한국차 #춘설차

한국의 명차 춘설차

<명차열전> 무등산에서 나는 우리차 '춘설차'

    '한국차의 자존심 춘설차'

    무등산 자락에 가면 차밭이 있다.

    보성이나 제주도 차밭만 봐온 한국사람에겐 웬 산 중턱에 차밭이 있나 싶겠지만, 명차 산지는 대부분 푸젠(福建) 우이산(武夷山), 대만 아리산(阿里山) 같은 고산지대에 있다.

    무등산 해발 600m 지점에 있는 이 차밭에서 나는 차의 이름은 '춘설차'다.

    춘설차는 1946년 동양화의 대가인 의재 허백련 선생이 농촌부흥 운동의 일환으로 일본 강점기에 만들어진 차밭을 인수해 여기서 생산한 차에 붙인 이름이다.

    의재 선생은 한국 고유의 다례를 전하기 위해 차밭을 인수해 삼애다원(三愛茶園)이란 다원을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가 많이 아는 태평양 그룹 설록차가 바로 이 춘설차에서 이름을 따 지은 이름이다. 

의재 허백련 선생

    삼애다원의 차밭은 오래전부터 차를 마셔 왔다는 무등산 증심사라는 절의 차밭을 개간해 만들었다.

    삼애다원은 일제시대 당시 만들어진 다른 차밭처럼 일본의 차나무를 가져온 것이 아니라 증심사의 차나무로 조성됐다.

    삼애다원의 특징은 바로 야생성.

    무슨 말이냐면 잘 가꿔진 차나무에서 채엽해 차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산 중턱에 '자생'하는 차나무의 찻잎을 이용한다.

    의재 선생님의 손자이자 수묵화의 대가이신 허달재 선생님은 가끔 베이징에 오시면 종종 인사를 드리고 차 이야기, 그림 이야기를 듣는다. 

    한 번은 차 이야기를 하다가 삼애다원의 차나무들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허 선생님은 "관리할 사람이 없어서 그냥 둔다"고 굉장히 심플하게 답하셨다.

    이유야 어찌 됐든 춘설차는 그래서 지금처럼 아주 좋은 차맛을 낸다.

    나도 이번에 처음 허 선생님이 가져다 주신 올해 난 햇차를 마셔봤는데 중국차 중에서도 상당히 고급차와 견줄 정도로 차맛이 좋았다.

    녹차와 홍차를 판매하고 있는데 두 가지 모두 최상급차로 손색이 없었다.

    최고급 라인인 무등특선부터 티백까지 5가지 등급이 있고, 그중 고급라인은 40g 12만원 정도 선인데 마셔보니 그만한 가치가 있다.

    한국의 인건비와 순만 따서 만드는 정성을 생각하면 이 정도 가격이 비싼 것도 아니다.

    상품 패키지도 너무 멋들어진다. 의재 선생님의 글씨가 정면에 적혀 있고, 낙관도 의재 선생님이 직접 만드신 것이라고 한다.

    중국차와 맛을 굳이 비교하자면 바싹 덖은 서호용정보다는 덜 구수하고, 산둥 녹차보다는 조금 더 고소한 맛이 난다.

    녹차는 마시면 곧바로 향긋한 차향이 입안에 싸악 감돌고, 그 뒤로도 오래오래 은은한 향이 유지된다.

    전체적으로 맑다는 느낌이 강하고, 진한 중국 녹차보다는 훨씬 목 넘김이 부드럽다. 대신 뒷심이 강해서 은은한 향이 길게 입안에 남아있다.

    또 차를 다 우리고 남은 찻잎을 집어 먹어도 될 정도로 찻잎이 고급스러운 느낌이 난다. 나는 실제로 한참 찻잎을 집어 먹었다.

    한국에서 마셨던 녹차들 하고는 솔직히 말하면 차원이 다르다고 할까.

    찻잎을 다 우리고 보면 왜 춘설차가 야생녹차인지 알 수 있다. 입이 곱상한 것이 아니라 그냥 자연 그대로 둬서 얼룩얼룩 잎에 흔적이 그대로 나있고 그렇다.


    홍차도 역시 만만치 않은 맛을 낸다.

    차 선생님도 기문 홍차 못지않게 맛이 좋다고 하셨다. 홍차 역시 전에 마셨던 중국 고급 홍차보다는 맑은 느낌이 있다.

    발효차이지만 이런 청아한 맛을 내기가 쉽지 않은 데 비결이 뭔지는 모르겠다.

    홍차 특유의 향이 올라오면서 쿰쿰한 향은 또 나지 않는다. 그리고 중간쯤에는 달큰한 맛이 올라오는 것이 춘설 홍차의 매력이다.

    혹시 차에 관심 있다면 광주에 가서 꼭 춘설차를 마셔보기 바란다.

춘설 홍차

#명차열전 #춘설저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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