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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돼지터리언국 총리 Jul 19. 2019

<맛객> 베이징서 즐기는 고품격 프랑스 요리 'FLO'

#맛객 #FLO


<맛객> 베이징에서 즐기는 고품격 프랑스 요리 'FLO'

    오늘 드디어 베이징 정통 프랑스 요리 레스토랑인 FLO에 왔다.

    FLO는 사실 베이징 외교가에서 웬만한 사람들이 대부분 알 정도로 유명한 레스토랑이다.

    위치가 한국, 미국, 인도, 일본 등등 대사관이 모여 있는 외교가에 있는 데다가 조경과 실내 인테리어도 뛰어나 이 근방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나가며 FLO 건물에 시선을 뺏기게 된다.

    너무 유명해 맛객에 소개를 해야 하나 말아야 나 고민하다가 그래도 맛난 음식을 소개는 해야겠다 싶어 먹사형과 함께 남자 둘이 고오급 프랑스 레스토랑 FLO에 갔다.

    사실 먹사형은 맛도 맛이지만 양도 중시하고, 또 남자 둘이 고오급 레스토랑에 가는 것이 왠지 낯간지럽다고 FLO에 가는 것을 번번이 반대했다.

    그러나 언젠가 가긴 가야 했기에 만날 얻어만 먹는 후배가 효도한다 생각하고 먹사형에게 같이 가 달라고 사정해 강제로 끌다시피해 FLO에 입성했다.

FLO 입구와 정원

     FLO의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레스토랑 건물과 정원 사잇길이 손님들을 맞는다.

    정원은 화려하기보다 단정하게 꾸며져 있고, 무엇보다 깔끔하고 깨끗한 인상을 준다.

    레스토랑 안은 프랑스식 장식으로 꾸며져 있는데 FLO 홈페이지에 설명되기로는 프랑스 파리 북역 스타일(?)로 꾸며졌다고 한다. 근데 파리북역 스타일이 무슨 스타일이지(?).

이것이 파리 북역 스타일이라고하는데 실제로 파리 북역에 가면 이런 바 형식의 선술집이 있다고 한다.

    사실 FLO는 1901년 파리에서 처음 문을 연 선술집 스타일 레스토랑이다.

    FLO는 프랑스와 바르셀로나, 암스테르담, 리스본 등 유럽 지역과 아시아에는 중국 베이징, 톈진에 레스트로랑을 운영 중이다.

    요리 강국 프랑스답게 FLO는 프랑스에서는 고급 레스토랑에 속하지는 않는다. 다만, 프랑스 식당이 흔하지 않은 중국에서는 고오급 레스토랑으로 자리하고 있다.

    실제로 FLO는 주중프랑스대사관 캐이터링을 하기도 하고, 직접 먹어보면 맛도 아주 훌륭하다.

    내 입맛 기준으로는 베이징에서 먹은 서양 음식 중 톱클래스에 드는 것 같다. 가성비 역시 '브라스리'(비싸지 않은 프랑스풍 식당)답게 좋다.

    점심 코스 기준으로 158위안(26000원), 188위안(32000원), 248위안(42000원) 등이 있는데 가장 싼 158위안 세트는 전채+메인, 188위안 세트는 전채+메인+디저트, 248위안 세트는 풀코스로 5가지 음식이 제공된다.

    점심 코스는 시즌마다 조금씩 가격과 구성이 대동소이하게 달라지는 것 같다.

    오늘은 188위안 세트를 시켜 먹었다.

    맛은 여러 번 와 보지를 않았기 때문에 오늘 먹은 음식을 기준으로 설명해 보면, 빵은 뭐 크게 다를 바가 없고 전채 요리부터는 다른 레스토랑하고는 좀 다르다.

    프랑스 요리에 문외한인 내 세 치 혀로 음식을 판단하긴 그렇지만, 맛있는 건 누가 먹어도 맛있는 것이니 그냥 느낀 대로 설명해 보겠다.

    전채 요리는 표고버섯 위에 부드러운 크림을 얹고, 시금치로 만든 소스를 두른 요리였다.

    일단 익힌 정도가 아주 적정해서 버섯의 풍미와 따뜻한 온기가 입안에 잘 퍼지고, 시금치 소스 맛도 일품이었다.

    시금치를 싫어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살짝 시금치 향이 나고, 간도 적절했다.

    신혼여행 때 프랑스에 가서 프랑스 음식을 먹을 때 너무 간이 세서 실망을 금치 못한 뒤로는 선입견이 좀 있었는데 그냥 내가 운이 나빴던 것 같다.

아주 맛있었던 표고버섯 전채요리

    메인 요리인 돼지고기 안심 스테이크와 제철 야채도 아주 맛이 좋았다.

    특히 돼지고기를 수비드 방식으로 조리한 뒤 다시 겉을 구워서 내는 구이 요리는 웬만한 소고기 못지않게 훌륭했다.

    무엇보다 음식의 온도가 입안에 들어갈 때까지 따뜻하게 유지되는 것이 좋았다. 그리고 식감이 너무 부드러워서 아이들도 쉽게 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

    제철 야채로는 토마토와 감자, 아스파라거스, 노란 호박이 나왔는데 야채를 데친 뒤 간만 한 것 같은데 그 절묘한 맛의 밸런스가 미각을 다 자극해서 좋았다.

    특히 야채를 얹어서 먹을 때 올라오는 살짝 단맛이 소스의 짠맛과 어우러지는 게 무척 좋았다.

    먹사형이 시킨 트러플 리소토도 아주 맛있었다.

    사실 우리 동네에 있는 프랑스 가정식(?) 식당이나 여기나 세트 가격은 엇비슷한데 그곳의 리소토와 여기 것을 비교하면 정말 하늘과 땅 차이다.

    일단 쌀의 익힘 정도가 딱 적정해 식감을 알맞게 유지하면서 혀에 거슬리지 않고, 간도 적정한 수준을 유지한다.

    그리고 향이 확 느껴질 정도로 듬뿍 뿌린 트러플은 리소토의 맛을 극대화한다.

    양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경험이 일천하지만 여태껏 내가 먹었던 리소토 중에서는 단연 최고였다.

오늘의 메인 요리 돼지 안심 스테이크와 트러플 리소토

    디저트는 딸기 셔벗과 크림 요거트를 시켰다.

    점심 세트 중 158위안짜리와 188위안짜리의 차이는 디저트의 유무다. 고작 30위안을 아끼자고 이런 훌륭한 디저트를 거부한다면 그건 매우 바보같은 짓이라 할 수 있겠다.

    과하게 달지 않은 요거트에 과일이 내는 단맛으로 달달함이 군데군데 박히고, 딸기를 얼려 갈아 만든 셔벗은 시럽을 둘렀는지 요거트의 부족한 단맛을 채워준다.

    먹는 순간 행복해지면서 앞에 먹은 음식의 맛을 싹 잊을 정도로 맛있는 디저트였다.

    먹사형의 디저트인 크렘 브륄레도 쨍한 단맛이 메인디시를 일거에 소화시킬 정도로 좋았다.

    특히 겉에 씌운 캐러멜과 차가운 커스터드 크림은 당도와 온도차로 확연히 구분이 돼 입안에서 묘한 즐거움을 느끼게 해줬다.

크렘 브륄레와 과일 요거트와 딸기 셔벗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모든 구성이 단돈 32000원이면 과한 가격은 아니다.

    또 모든 요리마다 정성이 가득 담겼다는 것이 바로 전해질만큼 품이 많이 든 느낌이 든다. 서비스로 나오는 커피에 디저트를 먹고 나면 크게 대접받는 느낌이랄까.

    참. 그리고 이곳이 정통 프랑스 레스토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프랑스에 사는 페친이신 수진님의 유학시절 대만 친구가 여기서 세프로 일하고 계신다.(세상 좁다)

    사무엘 우라는 이름의 세프신데 프랑스 리옹 최고의 요리학교인 폴 보퀴즈 요리학교를 졸업하고, 와인 공부까지 마친 뒤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고 한다.

    요새 통장도 없고 돈이 부족해 와인과 다른 음식들은 맛보지 못했지만, 점심 세트만으로도 레스토랑의 내공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중국도 요리 강국이지만, 프랑스 역시 요리 강국이라는 것을 새삼 다시 한 번 느꼈다.

점심 세트를 시키면 딸려 나오는 식전 빵과 에피타이저와 커피

#맛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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