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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돼지터리언국 총리 Jun 08. 2019

가성비 최고 베이징 프라이빗 레스토랑 '아일랜드 키친'

#중국 #베이

<맛객> 가성비 극강 프라이빗 레스토랑 '아일랜드 키친'

    베이징 예술의 중심 798예술구에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난 지 오래다.

    가난한 예술가들이 모여들면서 점차 인기를 얻더니 식당, 카페, 아트샵 등등 상업시설들이 들어서면서 임대료가 급격히 상승했다.

    대략 평균 10배 정도 임대료가 올랐고, 명당자리는 20배도 더 오른 곳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작가들은 작업공간을 798 옆에 있는 차오창디(草场地)로 옮겨 가기 시작했다.

    798에서 차로 10~20분 거리인 이곳은 임대료가 798보다 3배가량 저렴하다.

    작가들의 작업실이 옮겨 가면서 차오창디에 드문드문 생겨난 것이 바로 프라이빗 레스토랑이다.

    사실 고가의 프라이빗 레스토랑이라기보다는 전에 소개했던 멍린 세프 식당처럼 중심지에 대중적인 식당을 운영하면서 세프가 작가주의 음식을 하는 그런 공간이라고 하는 것이 더 맞겠다.

    그러니까 생계의 목적보다는 약간 취미의 느낌이랄까?

아일랜드 키친 와인 셀

    오늘 간 '아일랜드 키친'은 아일랜드에서 살던 중국인 부부 둘이 중국에 돌아와 연 조그마한 식당이다. 원래는 이름이 없는데 그냥 내가 아일랜드 키친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테이블 개수는 모두 6개, 사람이 많으면 세프가 요리하는 부엌 앞에 있는 아일랜드바에 앉을 수도 있다. 그러면 맥시멈으로 7~8 테이블을 한 타임에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음식 구성은 식전빵-전채-메인-후식으로 메뉴는 주인 부부가 정한다.

    이 식당의 특징은 재료를 엄청 좋은 것을 사용하진 않지만, 세프인 바깥주인의 요리 솜씨가 매우 뛰어나다는 점이다.

    음식을 먹어보면 모양도 모양이지만, 맛에 내공이 꽉 들어 차 있다.

    부부는 아일랜드 국적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데 요리 유학을 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주방이 오픈돼 있는 아일랜드 치킨 저 멀리 빼꼼 고개를 내민 분이 세프인 남자 사장님.

    오늘 식전 빵도 역시 흔히 동네 제과점에서 구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올리브 오일에 발사믹 소스를 섞어 만든 소스를 빵과 같이 내는데 올리브 오일은 중급 이상을 쓰는 것 같았다.

    빵도 고급 빵은 아니지만 따숩게 덥혀서 나와 구수한 향이 솔솔 올라왔다. 빵만 봐도 맛에 신경을 쓴 느낌이다.

    오늘 전채 요리는 소고기 탈리아타(tagliata), 우리말로 얇게 썬 소고기에 루꼴라를 얹은 샐러드가 나왔다.

    맛은 역대 내가 중국에서 와서 먹은 샐러드 중 가장 맛있었다. 또 오바한다 할 수 있는데 정말 가장 맛있었다.

오늘 메뉴, 식전 빵, 전채 요리.

    메인 요리는 호박 라비올리(이태리 납짝 만두)와 오징어 철판구이가 나왔다.

    달큰한 호박 수프가 끼얹어진 라비올리는 단맛을, 철판에 구운 오징어는 짠맛을 내면서 단짠단짠한데 과하지 않고 적절한 간이 일품이었다.

    이게 베이징에 속속 생겨나는 프라이빗 레스토랑들과 이 식당이 다른 점인데 요리를 하는 남자 사장님의 손맛이 정말 끝내줘서 값싼 재료로 최상의 맛을 낸다.

    오늘 요리의 킬링 포인트는 오징어의 식감이었다. 과하게 구워지지 않아 오징어 육질이 뻣뻣하지 않고 연하니 좋았다.

    오징어 양념도 버터를 넣은 것 같은데 느끼한 맛이 딱 안 날 정도로 양을 조절했고, 소금으로 마무리 간을 하면서 양념 배합이 훌륭했다.

오늘의 메인요리 사진이 좀 그런데 맛은 엄청 맛나다.

    후식으로는 살구 케이크가 나왔다.

    케이크 빵은 들큰한 소스에 축축이 젖어 있었고, 살구는 아마도 후르츠 칵테일 같았는데 디저트로 손색이 없을 만큼 좋았다.

    여기는 식사를 하면 옵션으로 하우스 와인(레드, 화이트)과 커피를 고를 수 있다. 물론 나는 돈을 더 내고 화이트 와인도 먹고, 커피도 마셨다.

    이 식당은 와인도 병당 150위안(2만원선)부터 시작해 고가까지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후식과 커피, 하우스 와인.

    이곳의 한 가지 흠이 있다면 바로 양이다.

    개인적으로 2인분을 혼자 다 먹어도 양이 좀 모자라다. 내가 좀 많이 먹는 편이니 양이 적은 편인 사람은 점심으로 먹기는 적절할 것 같다.

    내부 인테리어도 예술품과 와인 셀러, 오픈형 키친으로 돼 있어서 분위기가 있다.

    마지막으로 이곳은 정말정말 가격이 싸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가격의 약 3배 이상 싸다.

    이 식당은 금슐랭 리스트 톱 5에 넣을 수 있을 것 같다.

#맛객

실내도 예술촌에 있는 식당답게 예술작품도 있고 센스있게 꾸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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