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돼지터리언국 총리 Nov 21. 2018

다같은 귤이 아닐세! : 유자 vs 대만유자 vs 귤

#맛객

왼쪽이 유자, 가운데가 대만유자. 아래줄 오른쪽은 유자과육


 바야흐로 찬바람이 불며 겨울이 다가오자 여기저기 탐스런 귤 사진이 많이 눈에 띤다.
 그래서 테니스를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중국 대륙의 귤도 소개할 겸 동네 과일 가게에 들렀다.
 일단, 귤을 먹기 전에 배고프니까 탄수화물 좀 충전하고 가겠다. 보온도시락에 든 애들이 남긴 볶음밥으로 배를 축이고 후식으로 귤들을 먹어보자.
 제일 큰 유자는 귤의 10배 정도 크기로 대학교 중국 유학시절 감기 걸렸을 때 많이 사먹던 과일이다. 나도 중국에서 처음 먹어봤다.
 과육의 발육이 남다르고 처음 먹으면 시큼하면서 약간 쎄하니 쓴맛도 나고 끝맛이 들큰하다. 특히 신거 좋아하시는 여성 분들은 한번 중독되면 헤어나오지 못한다.

 특히 감기 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는데 한입만 먹어봐도 비타민이 꽉꽉 차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외향은 진짜 압도적으로 크고 직접 껍질을 까보면 알겠지만, 껍질 두께도 0.5cm 정도로 두껍다.

 맛이 시고, 쓰고, 달고 하긴 하지만 그 중에서도 잘 익은 것을 고르면 신맛과 단맛의 밸런스가 잘 맞아 큰 거 한통을 혼자서도 다 먹을 수 있다. 안의 과육이 약간 자몽과 색만 다르고 비슷한데 흐물흐물한 유자보다 과육이 훨씬 탄력이 있다.
 두번째 대만 유자는 귤 5배 크기로 가격은 유자보다 좀 비싸다. 맛은 단맛이 유자보다 더 강하고, 적절히 신맛이라 초보자라면 이거로 도전해 봐도 된다.
 또 유자보단 껍질을 까기가 쉽고(유자는 까려면 힘이 좀 필요), 크기도 적당해 좀더 유저 친화적이다.

 나도 올겨울 처음 맛봤지만 유자와 대만유자 중 하나를 고르라면 대만유자를 고를 것 같다. 진짜 적절하게 유자와 귤의 사잇값을 잘 구현했고, 일단 과육이 훨씬 달콤한 맛이 난다.

 또 당도가 높은 대만 과일들과 비슷하게 당도가 확실히 높고, 한라봉보다는 과육이 단단하고 촘촘해 식감이 다 좋다. 손님상이나 고급진 후식으로 사용해도 좋을 만큼 외견도 부티가 난다.

 또 일단 유자보다는 까기가 쉽기 때문에 왁자지걸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유자보다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디저트를 즐길 때 유용할 것 같다.

 유자에서 나는 휘발성 냄새도 거의 나지 않아 유자의 향에 민감한 분들도 도전해 볼만 하다. 대만유자 역시 감기에 걸렸을 때 먹으면 좋을 듯 하다.

 다만, 대만유자의 가격은 조금 비싸다. 잘 익은 큰 유자 한통에 한국돈 5000원 정도라면 대만유자는 약 7000~8000원 선이다. 물론 한 포장에 두개가 들어 있으니 과육양은 거의 비슷하고 가격만 2000원 가량 비싼 셈이다. 나보고 고르라고 한다면 감기가 걸리지 않았다면 열이면 열 대만유자의 손을 들어주고 싶을 정도로 맛이 좋다.
 귤은 역시 이 셋 중에 가장 달고 맛나다. 중국에도 천혜향, 레드향, 금귤, 낑깡 등등등 온갖 귤이 다 있다. 나는 그래도 일반 중자 귤이 당도도 높고 제일 맛난 거 같아 즐겨 사먹는다. 일단 값이 싸고 가성비 측면에서 귤이 가장 합리적인 면도 있다. 그리고 귤은 껍질을 별도의 도구 없이 깔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과도 같은 것을 휴대할 수 없는 중국기차나 시외버스에서는 역시 잘 익은 귤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리고 귤은 남녀노소 다 즐길 수 있고, 신맛이 거의 없으니 신맛에 거부감이 있는 어린이나 어르신 모두 쉽게 즐길 수 있다.

 코타츠가 요새 한국에서 유행이라는데 그래도 역시 나른해지는 코타츠 밑에서는 과도가 필요한 유자 종류보다는 귤이 낫지 않을까?

 요즘 같이 세계화 시대에 항상 먹는 귤만 사지 말고, 각양각색의 귤에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
#맛객 #유자 #대만유자 #귤 #대륙의클라스

윗줄이 유자,  대만유자, 아래는 유자, 대만유자, 귤 과육 비교



++진짜 거짓말 안하고 유자 저거 하나 다 먹었는데 앞으로 걸릴 감기까지 다 나은 것 같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해보지 않고는 욕하지말자...황아재·백주부님 존경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