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책일페(3) 탐험을 위한 용기

최종열 탐험가 이야기 2022111금

by 솔뫼 김종천

다음 주 외부강의 출장이 있다. 2주 전 원고를 보내고 강의 진행을 위한 준비를 하며 이론의 내용함께 나눌 사례들을 살펴보았다. 사례로 준비한 내용 중에 문해학습자들이 유명한 탐험가와 함께했던 사진이 있다. 코로나가 있기 전 학교에서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기 위한 강의를 진행했다. 그때 ‘꿈, 용기, 탐험’이라는 주제로 탐험가 최종열 대장에게 강의를 부탁한 적이 있었다.


학교에서 강의 진행던 날 기자재 결함으로 준비상황에 문제가 발생했다. 그는 전혀 놀라지 않고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슬기롭게 대처했다. 내가 미안하다고 하자 그는 탐험 과정에서는 모두 ‘돌발 상황’이라며 웃었다. 그날 강의에서 탐험이란 ‘상황에 적응할 뿐, 불평하지 않는 자세’라는 것을 그 겪은 생생한 체험과 직접 찍은 사진을 통해 우리에게 들려주었다. 자연은 위대하므로 인간이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낮은 자세로 순응해야 한다는 것 그를 통해 배웠다.

국내 탐험가 1호인 최종열(65) 대장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낸 사람이다. 주변 사람들이 무모하다며 말리는 곳을 그는 과감하게 도전하고 성공했다. ‘최고’보다는 ‘최초’에 의미를 두고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선택 진정한 탐험가다.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이사 간 강원도 영월의 한 시골마을에서 탐험가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일곱 살 때부터 그는 서산에 지는 해를 볼 때마다 “태양이 넘어가는 저 산을 가고 싶다”는 꿈을 가졌다.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친구들과 함께 해가 넘어가던 그 산을 올랐다. 하지만 그 산 너머에는 더 큰 산이 버티고 있었다. 그는 어른이 되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을 올라가겠다고 자신과 약속했다.


27세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 에베레스트를 오른 그는 불굴의 의지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탐험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영하 60도의 살인적인 추위를 이겨내야 하는 북극 탐험을 시작했다. 북극점은 개썰매와 스노모빌, 도보로 가는 방법이 있다. 그는 북극점 탐험에 기계나 동물의 힘을 빌리지 않고 도전했다. 1991년 2월 캐나다 엘즈미어 섬 워드 헌터 곶을 출발한 그는 식량과 장비를 실은 썰매를 끌면서 북극 탐험을 떠났다. 직선거리로는 800여㎞에 불과하지만 유빙, 얼음과 얼음 사이의 갈라진 틈을 감안하면 1400㎞에 달하는 먼 거리였다. 영하 60도의 냉기 속을 매일 15시간 이상을 걷는 북극 탐험은 인간 한계에 대한 도전이었지만 결국 성공했다.


1995년 세계 최초로 사하라 사막 도보 횡단에 나섰다. 사막은 북극보다 더 열악한 환경이었다. 사막 한복판은 뜨거운 열기로 숨 쉬기도 어려웠고 모래바람과 사막 계절풍인 하마탄은 눈을 뜨지 못할 정도였다. 하지만 수많은 장애와 고난을 극복하고 세계에서 최초로 사하라 사막 8600㎞를 208일 만에 걸어서 횡단했다.


2000년 동서양을 잇는 실크로드 탐험에 나섰다. 이번에는 세계 최초로 1만 6000㎞에 이르는 실크로드를 자전거로 횡단하는 것이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출발하여 하루 250㎞의 거리를 자전거로 이동했다. 그는 쉴 때마다 앉은자리에 모과 씨를 심고 물을 주기로 했다. 헝가리와 루마니아, 불가리아, 터키, 파키스탄, 중국을 잇는 실크로드 전 구간에 모과 씨를 심는 대장정은 142일 만에 서울 남산에 도착하며 마쳤다.


이후 그는 우리나라 국토를 둘러싼 바다로 눈을 돌려 2010년 4월 국내 최초로 해양 탐험에 나섰다. 인천 덕적도를 출발해 남해와 이어도를 지나 동해 독도까지 뱃길 2500㎞를 무동력 선박을 이용한 탐험이었다. 하루 10시간씩 노를 저어서 결국 74일 만에 목적지인 독도에 무사히 도착했다.


그에게 탐험은 삶이며 운명이었다. 셀 수 없는 죽음의 경계를 오가면서도 탐험을 포기할 수 없었다. 언제나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탐험이었지만 그때마다 자연이 자기를 살려서 보내준다면 다시는 나서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또 다른 탐험지를 생각했고 또 도전했고 성공했다. 의 도전과 용기는 우리나라 탐험사에 큰 업적을 남겼다.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이라는 책에 종이비행기 이야기가 나온다. 종이비행기를 날리면 순식간에 높이 뜬다. 그러나 곧 땅에 내리 꽂힌다. 종이비행기가 멀리 날지 못하는 이유는 날아갈 준비가 되어있지 않고 자신에게 동력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도 혜성처럼 순식간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순간적으로 뜰 수는 있어도 멀리, 오래 날지 못하는 것은 오래 지속 힘이 기에게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오직 자기에게만 있는 호기심, 궁금증, 질문들이 있다. 그것을 찾아 나서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삶이다.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자신만의 숙명적 길을 오직 자신의 온도와 보폭으로 걸어갈 때 아름답다. 자신의 길을 발견한 사람은 안전하고 정된 일상을 린다. 자신이 궁금해하는 세상으로 건너가려는 용기. 그것이 바로 지구별에서 우리가 해야 할 탐험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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