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감정 #10

지나간 일에 계속 집착하게 되는 날...

by 지은

문득, 그런 날이 있다.


아무 일도 없던 하루였는데,

며칠 전의 일이 자꾸 떠오르는 날.


대단한 실수는 아니었고,

어쩌면 다른 사람들은 기억도 못 할 일인데

내 머릿속에선 그 장면이 계속 재생되.

리모컨 고장 난 TV처럼, 끊임없이.


며칠 전 회의 시간.

아무 생각 없이 툭 내뱉은 말이

누군가에겐 상처가 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불쑥, 너무 늦게 찾아와서

그때부터...


그 사람이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말끝이 떨리진 않았는지,

그 후에 나를 대하는 태도에

조금이라도 달라진 게 있었는지...


혼자 괜히 하나하나 되짚으면서

불안이 자라나기 시작해.


“그때 그렇게 말 안 했어야 했는데...”

“조금만 더 조심했으면 좋았을걸...”

“그 표정, 혹시 나 때문이었나...?”


머리를 흔들어봐도

이미 지나간 장면은 쉽게 사라지지 않더라

잘 자고 있던 밤에도 문득 눈이 떠지고,

쿵 내려앉는 마음에

이불을 꼭 끌어안은 채 멍하니 누워 있게 되.


이럴 땐

마음도, 몸도 같이 굳어지지


사람들은 별일 아니라고 말하겠지.

나도 머리로는 알아.

그 사람은 이미 잊었을 수도 있다는 걸.

괜찮다고, 지나간 일이라고,

그만 생각하자고 스스로에게 말도 해보지만...


그게 참,

말처럼 안 된다.


특히 밤이 되면 더 심해져.

조용해질수록 내 안의 목소리는 더 커지고,

그 목소리에 눌려서

숨 쉬기도 벅찬 순간들이 찾아오지.


그럴 땐,

억지로 “잊어야지” 하지 말고,

내 마음을 조금씩 풀어주는 쪽으로

몸을 움직여보면 좋아.




오늘의 감정을 풀어주는 스트레칭 루틴

(내 마음이 내 몸을 조이고 있다면,

내 몸으로 내 마음을 풀어보는 시간)


1. 무릎 끌어안기 호흡 (3분)

편하게 누워서

두 무릎을 가슴 쪽으로 끌어안고

이마를 무릎에 가까이 가져가보자.


이 동작은

세상에 꺼내지 못한 내 감정을

나 스스로 끌어안는 자세야.


숨을 깊게 들이쉬고,

천천히 내쉬면서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해줘.


“괜찮아. 이미 지난 일이야.”


2. 고양이-소 자세 (5회 반복)

테이블 자세로 준비.

숨을 마시면서 허리를 아래로,

시선을 위로 (소자세).

숨을 내쉬며

등을 둥글게 말아올리며 (고양이 자세).


머릿속에만 가득했던 긴장을

척추를 움직이며

하나씩 흘려보내는 느낌으로.


3. 복부 트위스트 (좌우 각 2분)

바닥에 등을 대고 누워

두 무릎을 세운 후,

천천히 한쪽으로 넘겨준다.

반대쪽 팔은 옆으로 뻗고,

시선도 팔 방향으로.


이 동작은

머리나 가슴에만 몰려 있던 긴장을

복부까지 확장시켜 느끼게 해줘.

생각보다 많은 감정이

배 속에 쌓여 있다는 걸

이 자세를 하다 보면 느껴질 거야.


4. 사이드 스트레칭 (좌우 각 1분)

양반다리로 앉아서

한 손을 머리 위로 넘긴 다음

몸통을 천천히 옆으로 기울여봐.


한 방향으로만 몰렸던 생각을

양쪽으로 확장시켜보는 기분으로,

왼쪽도, 오른쪽도 골고루.


5. 가슴 열기 자세 (3분)

두 손을 엉덩이 뒤로 깍지 껴서

가슴을 앞으로 활짝 열어보자.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내 움츠렸던 나를

부드럽게 펴주는 동작.


작게 웅크렸던 하루의 나에게

이렇게 말해보자.


“나는 지금, 나를 돌보는 중이야.”




마음의 말


지나간 일은

어쩌면 정말 아무 일도 아니었을 수 있어.

하지만 자꾸만 그 장면에 마음이 머무는 건

그 일이 내게는 중요했기 때문이야.


누군가는 “그만 좀 생각해”라고 말하겠지만,

우린 알지.

그게 말처럼 쉽게 되는 일이 아니라는 걸.


그러니까 오늘은,

그 불안한 감정을 없애려 애쓰기보다

그 감정을 느끼는 ‘나’를 이해해보자.


“나는 그런 생각에 빠질 만큼,

진심인 사람이구나.”


“그 장면이 자꾸 떠오르는 건,

그 순간이 내 마음을 크게 흔들었기 때문이야.”


감정의 결은

한 번에 펴지지 않아도 괜찮아.

대신 몸을 먼저 풀어주면,

숨이 조금은 더 편해질 거야.


지나간 일은 그대로 두고,

오늘의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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