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휴대폰을 붙잡고만 있었던 날...
오늘 진짜 하루 종일 휴대폰만 봤어.
눈뜨자마자, 아직 정신이 반쯤 잠겨있는데
손이 휴대폰부터 찾더라고...
잠깐, 아주 잠깐 알림 확인만 하려던 거였어.
근데 몇 개의 알림을 지우다 보니,
어느새 무의식적으로 앱을 열고 있었더라.
재미있었냐고?
그런 것도 아니야.
딱히 보고 싶은 게 있어서 본 것도 아닌데,
뭔가 화면에 계속 손이 붙어버린 것 같았어.
하나를 넘기면 다음 것도 자동으로 보게 되고,
그걸 또 넘기고, 넘기고…
처음엔 10분만 본다는 게
어느새 한 시간, 두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어.
머릿속은 오히려 점점 더 멍해지고,
손가락만 계속 움직였던 거야.
어쩌면 나도 모르게
머리가 쉬고 싶었던 걸까 싶어.
근데 이상하지,
쉴수록 더 피곤해지고
쉴수록 더 멍해져서
정말 내 머릿속이 하얗게 된 것 같았어.
하루 종일 그렇게 폰만 보고 나니까
그냥 허무하고 막막한 기분이 드는 거야.
‘아… 오늘 뭐 했지?’
그 생각이 들 때, 좀 속상했어.
별거 아닌데도 되게 속상한 느낌.
몸은 진짜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었는데,
왜 이렇게 피곤하고 지쳐버린 건지 모르겠어.
눈은 뻑뻑하고 머리도 묵직해졌는데,
정작 난 아무것도 안 했잖아.
그럴 때마다 조금 무서워지기도 해.
이렇게 계속 살면 안 될 것 같은 느낌?
자꾸만 내 하루가 화면 속에서
사라지는 기분이 드니까.
이상하게 현실감이 없어지고,
내가 지금 어디 있는 건지,
뭘 하고 있는 건지도
희미해지는 것 같아.
몸은 여기 있는데
내 마음은 어딘가를 헤매고 있는 느낌.
하루 종일 사람들 이야기,
나랑 별로 상관없는 이슈들,
아무것도 아닌 정보들이 머릿속을 꽉 채워서
정작 내가 뭘 느끼고 있는지는
전혀 모르겠는 그런 기분이었어.
그래서 오늘은 잠깐,
휴대폰을 내려놨어.
정말 잠깐이라도 좋으니까,
다시 나한테 돌아오고 싶더라.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이 ‘멍함’과 ‘무기력함’을
그냥 그대로 두면 안 될 것 같았어.
그래서 이럴 때 필요한 게
‘돌아오기 루틴’이잖아.
복잡한 거 말고,
그냥 지금 여기 있는 나를
다시 조금씩 깨우는 그런 루틴.
짧게, 그리고 간단하게
이렇게 따라해봤어.
하루 종일 화면을 본 날, ‘돌아오기’ 루틴 (6분)
1. 눈 감고 숨 쉬기 (1분)
먼저 눈을 감고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가
천천히 내쉬어봐.
숨을 쉬는 것에만 집중하는 거야.
딱 1분만.
그럼 뇌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해.
2. 목 스트레칭 (2분)
오늘 종일 화면을 내려다봤으니
목이 굳었을 거야.
천천히 고개를 왼쪽,
오른쪽으로 돌려줘.
그리고 한쪽 손으로 머리를 살짝 눌러서
옆목을 늘려봐.
답답했던 목이 풀어지면 뇌도 덩달아 맑아져.
3. 눈 마사지 (1분)
두 눈을 감고 손끝으로 눈썹 위와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러봐.
오늘 하루 너무 열심히 스크롤한 내 눈에게
작은 위로를 주는 거야.
뻑뻑함이 조금 덜어질 거야.
4. 척추를 깨우는 스트레칭 (1분)
그냥 의자에 앉아 있어도 괜찮아.
등을 천천히 구부렸다가
천천히 펴주는 것만 해도 충분해.
이 작은 움직임이 하루 종일
구부러진 몸을 다시 펴주는 느낌을 줘.
5. 가슴 열고 어깨 펴기 (1분)
두 손을 등 뒤로 깍지 끼고 가슴을 활짝 열어줘.
숨을 천천히 깊게 들이마시고 내쉬어봐.
몸이 움츠러들었던 게 확 풀리는 느낌 들거든.
마지막으로 크게 심호흡 한 번만 더.
이거 진짜 별거 아닌데
신기하게 하고 나면
그 멍했던 상태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어.
막 갑자기 활력이 넘치거나
엄청난 변화가 생기진 않아도
확실히 다시 여기에 돌아왔다는 느낌이 들어.
무엇보다 좋은 건
내가 다시 ‘나’를 느끼고 있다는 감각이야.
그 느낌 하나로도
오늘 하루를 완전히 잃어버린 게 아니라는
안도감 같은 게 들어.
어쩌면 오늘은
이렇게 멍한 하루를 보내고
다시 돌아오는 방법을 깨달으라고
잠시 멈추었던 건 아닐까?
하루 종일 휴대폰을 봤다고
너무 자책하지 말자고
스스로한테도 얘기해줬어.
그냥 조금 늦게라도
돌아오는 법을 알았으니까,
그거면 충분히 괜찮은 하루인 거지.
혹시 너도 오늘 나처럼 멍했고,
그냥 허무하게 시간이 흘러갔다고 느꼈다면
지금이라도 이 루틴을 한번 해봐.
다시 돌아오는 길이
생각보다 그렇게 어렵지도,
멀지도 않더라고.
우리 다시 여기 있잖아.
지금 여기에,
진짜 살아 있는 하루로 돌아왔잖아.
그거 하나로도
오늘은 충분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