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소란

문장처방 - 마흔의 마음을 쓰다

by roman editor

“모든 소란은 고요를 기를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모든 소란은 결국 뭐라도 얻을 수 있게 해 줍니다.

하루살이의 미소 같은 것.”

- 소란, 박연준 -


아침 등원 길, 잠시의 어색함이 찾아온다. 서로 아는 사이이나 친하지 않은. 애매한 경계선에서 늘 어색하던 차였다. 그렇게 머뭇거리던 어느 날 처음으로 말을 건넸다. 지하철로 이동하는 구간, 짧게 나눈 대화가 정겹다. 워킹맘의 애환, 유치원 생활 팁 몇 가지를 나누고 나니 어느새 지하철 개찰구에 다다랐다. 서로의 낯선 눈빛이 익숙해지자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워킹맘’이라는 공통 화제를 두고 우린 어느새 서로 공감하는 사이가 됐다. 그 짧은 순간에 말이다. 그녀도 기다렸던 눈치다. 동네 친구가 하나 더 생겼다.

얼마 전 오랜만에 회사 선배를 만났다. 이런저런 사는 얘기를 나누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꿋꿋하게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늘 감동적이다. 나누고 나니 후련하다. 어떤 이야기든.

유독 결이 통하는 사람들이 있다. 얼굴을 마주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나도 모르게 무장해제가 된다. 부동산 소유 유무, 통장 잔고, 직업, 학력, 경력 등은 상관없다. 자랑도 비난도 없다. 그렇게 서로의 취향을 나누다 보면 어느새 내 안의 기쁨들이 솟아난다. 단지 취향을 나눴을 뿐인데 뭔가 꽉 찬 기분이다.

반면, 유독 우울해지는 만남이 있다. 연신 자랑만 늘어놓거나, 만날 때마다 우울한 이야기만 쏟아내거나, 다름을 인정하지 않거나, 잘난 체하거나, 아는 체하거나, ‘난 더 나은 사람이야’라며 개폼 잡는 만남. 나이가 들수록 말을 거르는 거름망이 점점 더 촘촘해진다. ‘너나 잘해’라며 자기 검열 모드가 자동 작동되지만... 우울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우울하든, 후련하든

누구를 만나 울고 웃으며 떠드는 일상은 크고 작은 소란을 가져온다.

관계에서, 내 안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깨닫는 것!

누군가와 주고받는 ‘일상의 소란’에서 살아갈 궁극의 힘을 얻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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