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roman editor
Jul 29. 2021
아침 산책길에 새로운 카페가 생겼다. 이곳이 마음에 쏙 드는 이유는 가격은 착하고, 사이즈는 넉넉한 데다 무엇보다도 아침 7시면 문을 열어 산책길에 들러 커피를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카페인의 힘이 필요한 요즘 같은 시기에 커피 한 잔은 하루치 에너지원.
메뉴는 거의 동일하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사각 얼음이 가득 채워진 시원한 커피잔을 들고 홀짝홀짝 음미하며 지친 걸음을 재촉한다.
오늘은 빈 속에다 속까지 쓰린 탓에 아이스 카페라테로 주문했다.
빨대를 꽂아 한 모금을 들이킨다.
앗. 커피가 아닌 달달하고 시원한 우유가 더위에 지치고 쓰린 속을 알싸하게 달랜다.
순간 더위는 싹~가시고 답답했던 마음마저 시원하게 가시는 쾌감이라니.
그제야 커피잔을 찬찬히 살펴본다.
이 카페의 일회용 커피잔은 유난히 길다. 우유와 커피가 믹스가 되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길이.
시원한 우유로 빈 속을 달래기엔 충분한 조건이다.
몇 모금 마신 후 산책길을 따라 걸음을 이어간다. 땀을 흠뻑 쏟은 후 다시 한 모금.
드디어 적당히 섞인 제대로 된 아이스 카페라테를 만났다.
또 감탄이다.
너무 쓰지도 연하지도 않은 딱 산책용 카페라테가 아닌가.
홀짝홀짝. 사뿐사뿐. 한결 걸음이 가볍다.
이 쓸모 있는 아이스 카페라테라니!
분주했던 마음은 한 편으로 밀어내고 '아이스 카페라테의 쓸모'를 떠올리며
터벅터벅 오늘의 걸음을 걷는다.
흐르는 땀방울 사이, 사락사락 미소가 내려앉는다.
덕분에 조금 살만했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