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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이 잘 되었음을 측정하는 법.

일상에 명상 백 일흔 한 스푼

by 마인드풀

운동을 하면 성장이 눈에 보인다.


근력운동을 하면 우측 팔의 이두근이 늘어난다. 운동 후 거울을 보며 광배를 펴고 팔을 구부려 알통을 만드는 자세를 해 본 사람이라면 이를 쉽게 알 수 있다.


유산소 운동을 하면 처음에는 1km만 뛰어도 숨이 차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차 3km, 5km를 뛸 수 있게 된다. 나아가 마라톤까지 도전할 수도 있다.


운동이나 다른 활동들은 노력한 만큼 성장의 결과가 눈에 보인다.


하지만 명상은 그렇지 않다. 뇌의 활동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마음이 편해졌다고 느낄 수 있지만, 삶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는 명확히 체감하기 어렵다.


그런데 최근 법륜스님의 말씀에서 수행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는지를 알아보는 척도를 들을 수 있었다.


"어느 정도 수행이 되면 번뇌는 하루를 넘기지 않는다."


?src=http%3A%2F%2Fblogfiles.naver.net%2FMjAyMzA2MTZfMTU4%2FMDAxNjg2OTE4MzU2MTkw.kl30z2F3WsaHoTm54Y800Vpddg1iJUDogmZ4eTY47Y4g.DHzS49FAmIuppSdyApKNkATCx4OaNWdZHqJdYArzd-Yg.JPEG.sjmin52%2F%25B4%25D9%25BF%25EE%25B7%25CE%25B5%25E5%25C6%25C4%25C0%25CF_20230616_123837.jpg&type=sc960_832 어떤 일에도 항상 해사하게 웃으시는 법륜 스님의 얼굴을 보면 기분이 좋습니다.

번뇌가 완전히 사라진 사람은 부처다. 현실적으로 이 단계에 도달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느끼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번뇌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의 목표는 번뇌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번뇌에서 어떻게 빨리 벗어날 수 있는지를 알아가는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번뇌에서 벗어나는 속도를 명상 수행의 척도로 삼을 수 있다.


법륜스님은 그 기준을 '하루'로 제시했다.


처음부터 하루 만에 번뇌를 털어내기는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어떤 일이 상처가 되어 번뇌가 일주일 동안 지속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명상을 통해 점차 며칠 만에 이를 내려놓을 수 있다면, 수행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명상을 통해 삶이 달라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번뇌가 일어난 상황과 그것이 해소되는 데 걸린 시간을 기록으로 남긴다면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내 경험을 예로 들면, 명상을 꾸준히 하면 마음이 평온하고, 누군가 어떤 말을 해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특히, 명상 수련회에서 2~3일간 집중 수행을 하고 난 후 며칠간은 마음이 더욱 안정적이다.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명상을 소홀히 하거나, 잠을 설친 날에는 사소한 말에도 짜증이 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아, 수행이 부족했구나'라고 깨닫고, 다시 마음을 지금 이 순간으로 가져오려 노력한다.


명상은 눈에 보이지 않기에 매일 꾸준히 수행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오늘 제시한 방법을 활용해 '내 괴로움이 얼마나 지속되는가?'를 관찰하며 기록해보기를 추천한다. 이렇게 하면 추상적이었던 명상의 성과가 더욱 명확해지고, 번뇌와 함께 살아가면서도 이를 빠르게 해소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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