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mbles은 웨일스 스완지만 서쪽 끝 스완지 베이에 위치해 있는 스완지 시티에 속한 작은 마을이다. 아름다운 가워반도의 시작점으로도 유명해 웨일스 해안길 하이킹을 시작하거나 진행 중인 사람들은 꼭 멈블지역을 통과해야 가장 극적인 하이킹 코스를 통과했다 말할 수 있단다. 영국이나 유럽의 부유한 은퇴자들이 선호하는 은퇴촌으로도 유명하다
Mumbles 지명과 관련된 설이 몇 개 있다. 곶주변 바위에 파도가 부딪치며 내는 소리가 '바다가 중얼거리다'는 뜻의 중세영어(momele), 고대 노르드어 '코, 곶'을 의미하는(muli), 이 지역 강(江)의 여인에서 유래했다는(mamma) 등 더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다 명확하지 않단다. 나는 바위의 중얼거리는 시어 같은 중세영어에 마음에 간다.
웨일스 백과대사전에는 멈블스가 특별한 장소로 표현한 구절이 있다. <Mumbes는 재미있는 곳이다. 첨탑이 없는 교회, 난파된 오래된 배로 만든 집, 그리고 가장 독특한 사람들> 이 글귀에서는 그다지 특별함이 느껴지진 않지만, 멈블이 특별한 곳인 건 여러모로 보아 분명하다.
↓ 멈블 해안길에서 만난 이름 모를 꽃무덤
↓해안절벽 위, 빈 벤치가 망부석처럼 함께 바닷바람 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 멈블 지역 해안 마을, 아름다운 경치 때문인지 이곳에는 영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들이 많이 모여 산다. 마을 안쪽엔 웬만한 성처럼 거대한 대저택들이 무수히 많다.
아름다운 여배우 캐서린 제타존스도 멈불 출신이고, 이곳에 그들 부부의 대저택이 있다.
⇲ 2018년 여름, 우리는 멈블에서 시작해 가워반도(가워반도 설명 브런치북 5화 참고) 해안 하이킹을 했었다. 모모가 청춘시절 걸었다던 기억을 더듬어, 아래 사진 속 해안 산책로를 따라 서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코스였다. 난 그때 처음 웨일스 해안 코스트를 만났었고, 그 감동이 늘 가슴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여행이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가 일상에 묻혀 들즈음 늘 이곳 해안 모습들이 잔잔한 파도로 마음을 때리고 후볐었다.
그날 하이킹을 마치고 되돌아 나오던 어느 순간, 해거름 저녁노을이 온 바다를 물들이던 그때 그 모습은 지금도 뇌리에 콕 박혀 있다. 뒤돌아 보고 또 돌아보며 좁은 해안길에 몇 번이고 멈춰 서다를 몇 번을 했는지..., 그때의 그 감동 때문에 우리는 잉글랜드가 아닌 이곳 웨일스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말할 수 있겠다. 어쩌면 모모의 계략일 수도 있겠다. 감수성 천재인 나를 이곳으로 끌고 와서 홀라당 빠저 들게 만들게 한, 그렇게 밑장을 깔고 날 한껏 부추겼으니...,
이 길을 걷는 동안은 누구든 저절로 넋이 나간다.
⇲ 멈블해안길(가워반도)은 결코 직진만 할 수 없는 곳이다. 걷다 멈추다를 수없이 반복할 수밖에 없는 길이다. 작은 들꽃과 바위절벽, 새, 바람, 하물며 벤치까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해안길 곳곳에 놓인 벤치엔 한때 이 길을 좋아했다는 어떤이의 짧은 사연과 생을 기록해 두고, 고단한 나그네가 한숨 돌릴 수 있는 쉼터를 제공한다.
↓ 영국에 살면서 나도 하고 싶은 게 생겼다. 굳이 이름까지 남기지 않더라도 내가 좋아했던 웨일스 바닷가 어디쯤에 벤치 하나 얹혀 두고 이승을 떠나리,
↓ 저 멀리 멈블 등대섬이 보인다.
↓멈블부두(Mumbles Pier)
가워반도의 가장 흥미로운 구간(멈블지역) 하이킹을 마치고, 스완지만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언덕에서도 부두가 훤히 보인다.) 아래로 내려가면 첫 번째 나타나는 건축물이 멈블부두다.
⇲ Mumbles pier(멈블 부두) 또는 Victorion pier(빅토리아부두)
멈블부두는 1898년 5월 개장해 현재까지 126년 동안스완지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랜드마크로 활약 중이다. 오랜 역사를 가진 이 부두는 빅토리아 건축 양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곳은 웨일스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6개의 철제 부두 중 하나이며, 현재도 여전히 복원 작업 중이다. 이런 지속적인 복원이 없었다면 아마도 부식을 견디지 못해 오래전에 사라져 버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 썰물 때 부두에서 바다로 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작은 모래사장과 바위웅덩이가 드러난다. 울퉁불퉁한 자갈길을 걸어 저 멀리 등대섬까지 산책할 수 있다.
↓부두 내부에는 크리스마스를 제외하고 매일 문을 여는 대형 오락 시설이 있다. 당초 부두를 설계할 때부터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설계한 곳이다. 남녀노소 불문 지루하지 않고 흥 넘치게 하루는 거뜬히 보낼 수 있는 곳이다. 입장은 무료지만 주머니는 넉넉히 채워 들어가야 한다. 어린아이부터 성인들의 혼을 쏙 빼놓는 곳이다.
사진출처 : mumbles pier uk
↓ 부두 구경을 마치고 멈블마을 산책 중 만난 바닷가 풍경(주차장 근처)
시골 바닷가 마을 풍경은 모국의 어촌 풍경과도 비슷 해 향수(鄕愁)를 불러 일으킨다.
⇲ Oystermouth Castle(굴의 입 Castle)의 전설 속 '화이트 레이디'와의 만남
멈블해변을 따라 걷다 보면 타운 중심 언덕 위에서 웨일스 깃발이 펄럭이고 있는 성채의 윗부분이 보인다. 마을 앞 도로를 건너 얕은 언덕길의 상점 몇 곳을 지나면 왼편에 오이스터 마우스성으로 난 계단이 보인다.
⇲ Oystermouth Castle은 스완지만과 멈블 부두, 200년 된 멈블 등대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웅장하게 자리 잡고 있다. 성 앞에 도착하면 하얀 옷을 입은 여인이 애잔한 눈빛으로 꽃을 들고 서있는 그림과 그녀에 대한 짧은 이야기와 성의 역사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논 구조물이 있다.
웨일스 대부분의 성들이 그렇듯 이곳도 파란만장한 아픈 역사를 많이도 가지고 있다. 오늘은 거두절미하고 이 여인의 이야기만 하겠다. 1203년 Gower의 영주였던 de breos 가문이 1320년대까지 이곳을 통치했다. 영주 William de breos의 딸 Aline de breos(흰색옷 여인)가 7세때 아버지와 채무로 엮인 John de Mowbray와 결혼하면서 de Mowbray가문에 성도 함께 넘어간다. 그녀의 남편은 1322년 Thomas of Lancaster와 함께 반란에 가담해 Boroughbridge 전투 이후 처형된다.
<당시 웨일스는 여러 왕국이 있었고, 잉글랜드에 복속되지 않았던 시기다.>
Alina는 Gower에서 Devon llfracombe(잉글랜드 남부지역)으로 배를 타고 도망쳤지만, 발각되어 아들 John과 함께 런던탑에 투옥된다. 그 후 그녀는 런던탑에서 풀려나, 새로운 왕 Edward 3세로부터 사면과 함께 Gowerland를 되찾았고, 런던타워 감옥생활 중 만난 감옥동기와 결혼해 여생을 함께했다는데, 어쨌든 그녀가 한이 많았던지 하얀 옷을 입고 자주 성에 유령으로 출몰한다는 설이 전해지고 있다. 멈블마을 골목을 돌아다니다 보면 그녀의 별명(White Lady)을 붙인 상점 이름을 종종 목격한다.
성 주변은 넓은 잔디밭과 숲으로 가꿔져 있어 피크닉 하기에 완벽한 장소다. 잔디밭에서 음악회와 음식 축제인 Mumbles Fest가 열린다. 가끔 셰익스피어 공연장으로도 쓰인다.
↓ 성주변은 산책로와 잔디밭이 전부지만, 그것만으로도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평온함과 휴식을 선물한다.
↓ 소녀의 시선은 어디에 머물고 있을까? 아빠와 함께 산책 나온 예쁜 소녀가 한참 동안 멈블 바다 쪽으로 시선을 두고 있다.
↓ 섬에서 내려다본 멈블마을과 부두
⇲ 성을 내려와 다시 멈블 바닷가 산책로 카페에서...,
산책로엔 아름다운 카페와 멋지고 중후한 펍들이 바다를 향해 늘어서 있다.
피로도 피로지만, 이런 아름다운 하늘아래 앉아 빈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휴식의 시간이 된다. 긴 시간 해안길 산책으로 고단해진 몸과 발에게 잠시 휴식의 시간을 준다. 야외 테라스에 앉아 한참을 빈 바다를 바라보며 여정을 마무리한다.
⇲ 그땐 있었지만,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것
Mumbles Railway는 1807년에 건설되어 1960년까지 운행된 세계 최초의 여객 철도였다. 처음에는 말이 끄는 철도였지만, 나중에는 증기 기관차를 이용해 스완지만 해안선에 인접한 단일 선로를 따라 운형 됐으며, 최종 목적지 Mumbles에 도착해 관광 명소와 주변 해변을 즐겼단다. 1929년에는 106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빨간색 2층 전기 차량으로 대체되었다. 야속한 세월이 흘러, 1960년대부터 운송수단이 자동차로 바뀌면서 선로와 역과 표지판은 철거되었지만, 아직도 이곳 사람들은 세계 최초의 여객 철도가 운행되었던 곳이었다는 자부심 때문인지 사라진 기찻길 위에서 가이드를 하고 있고, 다시 재건하자는 말도 나왔다지만, 여태 영구적 기록유산으로 남겨 기념만 하고 있다.
⇲ 영국의 짧은 술집(펍) 역사 이야기
- 멈블마을 술집 이야기
멈출 Mumlbes Mile은 한때 술집이 많기로 유명한 골목이었다. 밤을 새워 술집을 순례했던 폭음 장소로 유명하다. 시인 딜런 토마스도 이곳 술집(The Mermaid)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단다. 스완지에 살던 술꾼들이 스완지시내와 많이 떨어진 이곳 술집골목으로 모여들자 스완지 사내 야간업소 상인들이 원성이 놓아졌고, 결국 스완지 상인들이 연합해 스완지 의회의 힘을 빌려 멈블 마을의 술집들이 점점 줄어들었단다.
- 영국의 술집(펍) 역사
술집의 역사는 로마 브리튼의 선술집과 앵글로섹슨 술집에서 찾을 수 있지만 오늘날과 같은 술집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세기 초반이었다. 이 또한 영국의 영향을 받은 국가와 지역에서 인기가 많았으며, 많은 지역, 특히 마을에서 술집은 지역 사회의 중심이 되었다. Samuel Perpys는 17세기 일기에서 술집을 "영국의 심장"아라 말했다.
전동적으로 제공되는 음료는 생맥주와 사이다가 있지만 대부분은 와인, 증류수, 차 커피, 청량음료도 판매한다. 많은 술집에서 식사와 간식을 제공하며, Gastropub(맛있는 요리를 내놓는 술집) 간주되는 곳은 레스토랑과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한다.
영국에서 술집을 운영하려면 면허가 필요하다. 단골손님들은 솔집을 '지역'이라고 부르는데 술집은 일반적으로 집이나 직장과의 근접성 맛있는 음식, 사교적인 분위기, 친구 및 지인의 존재, 즉 이 모든 것들의 집합체인 그들만의 특별한 공간을 의미한다.
특히 영국의 술집(펍)은 럭비, 크리켓, 축구와 같은 경기가 열리면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상영하는데 늘 친구와 가족, 직장 동료 등과 어울려 술도 마시고, 음식도 먹으며 함께 즐긴다. 그날은 각오하고 펍에 들어가야 한다. 특히 웨일스 사람들의 특유의 억양과 사투리는 조용조용함에 길들여진 우리를 못 견디게 해 빨리 그곳을 탈출하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