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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없는 길

한번쯤 살아보고 싶은 그곳

by 봄이 Feb 0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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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음이 주는 아늑함으로 가득 채워진 곳, 해변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제외하고는 모든 게 다 자연 그대로인 곳, 그래서 더 아름다웠던 Mwnt Beach가 내려다 보이는 산책로를 따라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길가엔 영국 해안길 어디서든 볼 수 있는 가시금작화를 포함한 해양성 식물들이 빼곡히 서서 객을 반기고 있다. 주변 산책로 여기저기에는 언덕 위 주차장까지 차를 끌고 와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 이들이 더러 보인다. Munt가 언덕뒤로 숨어버리고, 산책객들이 멀어지기 시작하면서 어느 순간 정적이 흐른다. 한적하고 한적하다. 어쩜 이렇게 고요할 수 있을까?

고요함과 함께 온 고독감은 한순간 가장 완벽한 평화를 선물해 준다.  혼자만의 세상으로  순간이동한 느낌이다. 이런 고독감을 언제쯤 느껴 봤을까?  나는 왜 그토록 번잡하고, 소란스러운 세상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발버둥 치며 살아왔을까?

휴우~~ 날숨을 내쉬고 하늘 한번 쳐다보고, 바다 한번 쳐다보고는 길을 재촉한다.

날씨가 심술궂은 마녀처럼 갑자기 검은 구름을 띄웠다가 다시 파란 하늘을 내보이고,  다시 해를 가리더니 또다시 하얀 뭉게구름을 여기저기 뿌려 놓는다.  날씨가 아무리 변덕을 부린 들 해안길은 그 변덕스러운 순간조차도 황홀할 뿐이다.

길을 꼬불 꼬불 휘어지고, 작은 개울을 지나고 다시 계곡으로 내려갔다 다시 언덕 위로 올라오니 내륙 쪽 목초지에 양 무리와 순하디 순한 눈망울의 소도 보인다. 걷는 동안 구릉지대 위에 Caravane도 많다.

 그러다 다시 깊은 계곡으로 오르락 내리락을 몇 번 더 반복하다 다시 아슬아슬한 절벽 위로 올라간다. 절벽 아래에 작은 해변이 하나 숨어있다.

⇲ Traeth bach(웨일스어:작은 해변)은 해안 산책로에서도 쉽게 찾을 수 없는 아주 외딴 해변이다. 전설에 따르면 고대 선원들이 이곳 해안을 돌아다닌다고 전해지지만 누구도 그들을 보진 못했단다. 물이 드는 날이면 모르는 사람은 그냥 스치고 지나칠 정도로 작지만, 너무 아름다워 바깥세상에 알려지기 싫어서인지 접근 또한 쉽지 않은 곳이다. 만 깊숙이 숨겨져 있어선지 이곳은 웨일스에서 꽤 인기 있는 누드 비치다. 썰물 때는 작은 동굴이 몇 개 드러난다.

작은 해변을 지나면 군사 시설이 다시 길을 가로막아 선다.  

발걸음을 돌려 내륙으로 향해 걷다 군사시설이 끝나는 지점에서 다시 해안 마을 (Parcllyn)로 들어가는 길과 만난다. 철책선을 경계삼아 길을 걷다 보면 아름다운 작은 해변 두 곳이 가파른 절벽아래 숨어있다. Treath y Cribach, Treath Penlion 해변이다. 숨바꼭질하다 숨은 아이처럼 누군가 찾아주기를 기다리는 곳이다.

 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  벤치에 앉아 마을을 한참 동안 훔쳐보고 있다. 어느 청어잡이 어부 집에 들어가 허드레일이라도 하며 몇 달 동안 얹혀살고 싶을 만큼 예쁜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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