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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이 Dec 24. 2023

Merry Christmas~^^

영국의 크리스마스 2

크리스마스가 며칠 남지 않았다. 특별한 명절이 없는 영국인들에게 크리스마스는 일 년 중 가장 큰 명절이자 축제다. 올해는 주말을 포함해 3박 4일간의(25일(크리스마스), 26일(박싱데이)휴일 동안 고향을 떠났던 자녀와 친지들이 잠시 '집'으로 귀향한다. 우리나라의 대명절 때 모습과 비슷하다.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가족 전통요리나 칠면조구이를 먹고, 정성껏 준비한 선물과 새해 덕담을 주고받고는'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를 외치며 크리스마스를 기념한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파는 상점

이곳 마트나 쇼핑몰, 백화점에서는 10월 말부터 크리스마스트리와 트리장식품 및 각종 선물과 음식들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판다. 가게마다 약간 촌스럽기도 하고 귀엽기도 한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두고, 주인은 크리스마스 스웨터를 입고 손님을 맞는다.  

도시나 작은 읍내의 High Street엔 일찌감치 크리스마스 전등과 아기자기한 조형물이 화려하게 설치된다. 지역을 대표하는 건물 앞에 대형 트리가 세워지고, 그 주변으로 크리스마스 마켓이 들어서면 한산했던 시골 읍내가 갑자기 분주해지기 시작한다.  

11월 초부터 성질 급한 이들은 자녀나 손주들의 선물을 사 나르기 시작한다. 그걸 손수 포장해 트리 앞에 차곡차곡  쌓아 놓고 사랑하는 이들을 기다린다,

영국 크리스마스 때 빠지면 서운하다는 '크리스마스푸딩, 크리스마스 비스킷, 크리스마스 케이크, 선물 포장지 등..
크리스마스 장식품이 너무 예뻐 정신을 못 차릴 정도다.

작년 크리스마스는 비자문제로 혼자 한국에서 보냈다. 올해는 영국살이 처음으로 온 가족이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다. 요즘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면서, 이들의 크리스마스 문화를 조금씩 들여다보고 알아가는 중이다. 우리나라의 대명절에 온 가족이 부모님 집으로 모여들듯, 이곳도 가족과 함께 보내려는 귀향객의 이동으로 크리스마스 전후 기차역, 공항, 도로들의 혼잡이 발생한다고 하니, 이곳에서 크리스마스가 얼마나 중요한 명절인지 실감하고 있다.  


우리나라 크리스마스이브엔 대부분의 연인들은  맛집과 예쁜 찻집을 거쳐  화려한 밤거리, 함박눈 내리는 밤거리(내 환상 속 크리스마스)를 하염없이 걸으며 데이트를  텐데..., 문화 차이일 수 있겠지만, 이곳의 연인들은 대부분 크리스마스 전에 미리 선물을 주고받고는 각자의 가족들과 크리스마스를 보낸다. 특별한 경우 연인중 어느 한쪽의 집에 초대되어 그 가족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기도 한다지만, 그래도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게 우선인걸 알고는 긍정의 끄덕임과 함께 행복이 몰려온다.  우리 집 딸내미도 진즉 런던서 내려와 함께 장도보고, 여행도 하며 온 가족이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의 명절 물가, 영국의 크리스마스 물가 어떻게 다를까?"


이곳 주부들도 크리스마스 때, 우리나라 명절처럼 가족들이 먹을 많은 요리를 준비해야 하기에 식재료 비용과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줄 선물에 대한 부담이 상당히 클 거 같은데?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장담컨대 '전혀 부담 없음' 일 거 같다. 이곳 물가가 아무리 치솟는다 해도 서민들의 주식이나 다름없는 빵이나, 감자등 기본 식재료의 물가는 느낄 수 없을 만큼 미세하게 오르는 게 전부다.  다만,  남이 만든 음식을 사 먹을 경우, 식재료 비용을 알고 먹을 경우엔 비싸다. 정말 비싸다. 를 외치고 먹어야 한다.  얼마가 됐든 레스토랑에서 파는 요리에는 음식값 플러스 각종 서비스요금도 함께 지불할 준비를 하고 먹어야 한다.  


선물 또한 한국처럼 많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 가족에게(가족이 우선이기에 비중이 큼)하는 선물은 평소에 원하던 것들을 기억해 뒀다 준비하고, 아이들에게는 갖고 싶은 걸 나열해 그중 적당한 것을 준비한다. 그리고 친구나 이웃들에게 주는 선물은 직접 구운 쿠키나 쵸코렛 또는 크리스마스 시즌에만 나오는 쿠키 한 상자 혹은적당한 와인을 선물한다. 이들이 주고받는 선물엔 과함도, 허례허식도 없다. 하지만 실용성과 사랑은 듬뿍 들어 있다.

 크리스마스 선물용 쿠기(2.25 파운드(3,600원 정도)


크리스마스 음식재료들의 가격들 좀 보세요.

작년엔 설을 한국에서 보냈다. 친정엄마를 도와 명절 장을 보며 나는 깜짝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쪽파 한 단에 18,000원이라니, 어디 쪽파뿐이었을까? 명절이나 특별할 날에 유난히 가격이 폭등하는 우리나라와는 정반대인 이곳의 모든 마트는 경쟁하듯 가격을 내린다. 박리다매? 아닌 거 같다.  크리스마스 요리 필수품목인 각종 야채 가격이 종류 불문하고 한 봉지에 15p(246원), 19피(312원)의 가격이다. 저렴해서 물건에 문제가 있는 건 절대 아니다.  싱싱하고 깨끗하고 양도 알차기만 하다.

크리스마스라고 과일값이나 고깃값 등 다른 공산품들 가격 또한 눈곱만큼도 오르지 않는다. 변함없이 이전의 가격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더 낮은 가격으로 판매한다, 일 년에 한 번뿐인 큰 명절을 다 함께 축하하고, 기념하는 의미라는데(맞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가격이 한없이 저렴해지니 우리로서는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벌써 한 해의 끝자락입니다.

2023년 한 해 동안 행복했던 순간들만 크리스마스의 기쁨으로 이어지시고,

2024년 새해는 행복만 가득하시고, 건강도 가득하시고, 좋은 것들만 가득가득한 풍요로운 한 해가 되시길 기도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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