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이 Jan 11. 2024

우리 동네 노을 맛집

Port Talbot  Beach


지루하게 내리던 비가 월요일부터 잠시(?) 멈췄다.

(이런 말 하면 안 되는데, 날씨가 삐딱해 오늘밤 당장 비를 퍼부을 텐데...,)

가을하늘처럼 하늘이 높고 청명하다.

금방이라도 봄이 대문을 열고 들어올 것만 같다.

모처럼 날씨덕에 이불빨래와 카펫 세탁을 마치고 나니 오전시간이 훌쩍 지났다.

이러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겠다 싶어 부랴 부랴 점심을 먹고,

커피를 텀블러 가득 담아 대문을 나섰다.


'오늘은 어디로 가볼까?'

'오늘도 바닷가?'

'아 오늘 노을 이쁠 거 같다. 저기로 가자.'

눈앞, 읍내 서편 하늘에서 바다로 노을이 쏟아지고 있었다.  

우리 읍내 정면에 자리한 해변(포트탈벗 비치)이다.  

해가 짧아 오후 4시가 안 됐건만 벌써 해가 서편 바닷속으로 스며드는 모습을 보고,

한달음에 달려가 온통 금빛으로 물들여진 바닷가를 산책했다.


이런 날은 그 어떤 말도 필요치 않다.

그냥 바다를, 노을을 한없이 바라보고 들어왔다.

노을은 바닷속으로 고요히, 천천히, 그러다 성급하게 하늘을 향해 자신의 팔레트를 흩뿌려 세상에 다시없을 색채로 하늘을 물들이고는 이내 바닷속으로 총총히 사라져 버린다.

     노을맛집 위치                                                                           긴 해변, 지도보다 넓다
오후 3시 43분에 찍은 사진,  해는 곧 바닷속으로 빨려 들어갈 기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강아지를 데리고 나온다.  강아지 천국

해변엔 강아지와 산책 나온 이들이 많다.

강아지들도 노을이 이쁜가 보다.  

한놈이 아직 찬 바닷속으로 거침없이 뛰어든다. 자세히 보니 견주랑 공놀이 중이다.

잠깐 사이, 노을은 어디로? 이 여인은 누구?

해변은 넓고, 끝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길다.

완벽하게 깨끗하다.

한국도 당연히 그러겠지만,

해변뿐 아니라 어디든 개들과 산책하는 이들의 손엔 개 '똥' 비닐이 항상 들려있다.

그리고 길가 어디든 그 '똥' 주머니를 버리는 '똥' 수거함이 있다.

옆나라(F나라)는 길 가다 밟히는 게 '개똥'이었는데, 영국도 가끔 개념 없이 밟히는 똥들이 있긴 하다.

하지만 이곳 해변은 정말 정말 깨끗하다.

그래서 노을이 더 예쁘다.

아무 데나 주저앉아 노을을, 커피를  마시고 왔다.


왼편의 거대한 굴뚝이 서 있는  곳은 한국의 포항제철 급의 "타타스틸(인도의 다국적 철강회사) "  



작가의 이전글 햇살! 햇살! 햇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