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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이 Jan 18. 2024

브런치 글 속에 빠져 버린 나,

글 읽기 바쁜 나날

어젯밤 9시부터 시작해, 오늘 새벽 2시가 넘도록 브런치북을 읽었다.

책을 읽다 중간중간 사유를 하는 탓에 시간이 좀 많이 걸린다.

까만 밤, 까만 방안, 노트북에서 흘러나온 불빛을 의지한 채......,

오늘위해 억지로 눈을 붙였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휴대폰을 꺼내, 어제 읽다만 글을 찾아 침대에 누워 한참 동안 또 읽었다.

아침부터  침대맡에서 노트북 오픈하며 꼼지락 거리는 게 모모에게 미안하다. 그렇게 읽다만 부분을 끝내고, 휴대폰을 들고 침대에서 빠져나와 1층으로 내려간다. 식탁에 앉아 알림 목록에 떠있는 작가님들의 브런치룰 또 읽는다.

아침빵을 굽다가도, 커피를 내리는 내 한쪽손엔 브런치북이 들려있다.

모모는 그런 내게 알면서도 핀잔 섞인 말을 건넨다.

"뭐 해"

"응, 글 읽어...'"

"......"

그는 더 이상 말은 안 하지만,

표정으로 지금 하는 거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그래, 정신을 차리자.

후딱 커피 내리고,

후딱 빵을 굽고,

후딱 사과를 씻는다.

후딱 식탁에 포크와 나이프를 놓고,

후딱 먹거리를 식탁 위에 올리고,

후딱 먹어치우고,

다시  접시옆에 내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브런치를 펼친다.


내가 이렇게 글을 읽었던 게 언제였더라?

아주 까마득한 옛이야기다.

요즘 난 브런치 늪에 빠져 쉬이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다

세 달 전부터 내게 생긴 괜찮은 습관이라 말하고 싶다.

책 읽기를 멈췄던 게 언제였던가?

글을 쓰러 브런치에 들어왔지만, 요즘 다른 분들의 글만 읽고 있다.

그리고 그분들의 연재글 다음화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하루에 몇 편의 짧고, 긴 글을 읽는지 모르겠다.

내가 읽기 시작한 연재글을 끝내거나,

간중간 내 관심작가님의 글이 올라왔다는 메시지가 뜨면

또 그곳으로 달려가 그분의 글을 읽는다.

그러고는 다시 그전에 읽던 글을  마저 읽는다.


주방에서,

식탁에서,

화장실에서,

쇼핑 중에,

산책 중에,

침대 위에서,

어딜 가나 나의 오래된 휴대폰 하나로 다 접할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요즘 난 많이 행복하다.

언제, 어디서나 글을 읽을 수 있어 행복하고,

글을 읽다 살짝살짝 미소 짓는 나를 볼 수 있어 행복하다.

그러다 생각해 본다.

요즘 나는, 내 어줍잖을 글쓰기를 자꾸 미루고 미루고만 있다는 걸,

많이 읽다 보니, 내가 보이고, 내 글이 보인 것이다.

내 글이 보인 불편함 때문에...,

그래서인지 글을 읽고 사유하는 시간이 나는 편하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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