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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이 Oct 12. 2023

한국에서 들여온 씨앗들(1)

날만 좋으면 호미 하나 들고 뒤뜰로 나가 이끼와 잔디로 뒤엉킨 축축한 땅을 파대며 반년의 세월을 보냈다. 그렇게 이끼로 뒤엉킨 땅을 파 놓고 나니,  6개월간의 영국 체류기간이 끝나 작년 9월에 한국으로 들어갔다 2023년 2월,  2년 6개월간의 체류비자를 받아 다시 영국으로 돌아왔다.

가든을 텃밭으로 변신시키며, '한국의 모든 씨앗들을 다 가져와 심어야지.' 마음먹었던지라 어디서든 눈에 보이는 씨앗들은 다 사들고 들어왔다.  무슨 씨앗이든 씨앗만 보이면 그것을 먼저 챙겨 들고 씻어 말리는 저를 보고 어머니도 그렇고 주변 지인들 까지도 자신들이 먹던 과일이나 주변의 씨앗들을 따다가 곱게 말려 싸주시는데 그걸 허투루 두고 올 수 없어 꽁꽁 싸매 고이고이 들여왔지요.

올봄, 영국으로 들어와서는 그것들을  뒤뜰에 미리 설치해 둔 그린하우스(온실)에 시험 삼아 발아시켜 보기로 했다.  유실수는 단감, 홍시감, 대추, 매실, 채리, 복숭아 등등,  과일뿐만 아니라 채소는 물론 꽃씨도 마구마구 뿌려댔다.

- 사실 이곳 영국에도 비록 한국산은 아니지만, 비슷한 묘목들은 꽃시장에 나가면 널려 있는데 말입니다.-

그렇지만 그래도 그렇잖아요.

왠지 한국게 더 좋은 거 같고, 한국게 더 맛있을 거 같은...,

어쩌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그렇게 에둘러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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