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클럽

나만의 실종자 정의하기

by 태화강 올챙이

최근 글쓰기 모임에

모임 구성원들 몇 명이 모여서 같이 단편 소설을 작성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해당 프로젝트는 "실종자"라는 공통 주제를 통해 본인의 색을 넣어서 다양한 실종자를 정의하는 소설입니다.

실종자를 주제로 한 소설이라면 스릴러, 공포와 같이 쫓고 쫓기는 내용이 떠오릅니다.

벌써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1달이 흘렀지만 소설의 시작을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내가 생각하는 실종자를 한번 정의해 볼까 합니다.



실종자(失踪者)는 어디에 있는지 모르게 되어 버린 사람

실종자는 말 그대로 현재 대상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모르는 상태가 되어버린 케이스입니다.

추가로 실종자는 스스로의 의사에 관계없이 행방을 모르게 되어 버린 경우도 포함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실종자는 "나도 모르게 잃어버린 나"라는 것으로 정의하고 싶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가끔 스스로를 잃어버리는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회사에서는 나라는 존재를 쉽게 노출하기 힘듭니다.

말이 많고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내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조직에 들어가는 순간 점점 나를 숨겨야 할 경우가 생깁니다.

그렇게 3년 5년이 지나면 회사에 있는 내 모습과 일상 속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내 모습에 괴리를 느낍니다.

제 주변에 있는 지인 또한 한 땐 활발하고 힘이 넘치는 친구였지만 어떤 조직에 속하면서 점차 본인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연애에서도 종종 나를 잃기도 합니다.

좋은 의미론 사랑하는 상대방을 닮아가며 나 자신이 긍정적으로 변함을 느낍니다.

(*전부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맞춰주는 관계에선 어느 순간 내 모습이 사라지고 그 사람이 곧 내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점차 스스로가 실종되어 버립니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서도 나를 잃기도 합니다.

내 꿈이 아닌 부모님의 꿈과 희망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그들에게 인정을 받는 삶

(*물론 좋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순간 느끼는 그 공허함

부모와의 관계에서도 점차 스스로가 실종되어 버립니다.


이러하듯 우리는 무수한 환경 속에서 스스로를 잃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그런 과정 속에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제가 쓰고자 하는 소설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잃어버린 나를 "실종자"라고 정의하고 그 상황에서

어떻게 나를 찾아가는지 상상하며 쓰려고 합니다.


크게 4개의 카테고리에서의 제가 생각하는 실종자가 된 나를 정의할 것이고

이를 통해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되는 과정을 글로 쓰고자 합니다.


관계 속에서의 실종자

상황 속에서의 실종자

목표 속에서의 실종자

사랑 속에서의 실종자


실종의 개념을 가지고 글을 쓰고자 하니 참 어렵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각 스토리를 마무리하고 나중에 나를 잃어버린 상황이 생긴다면, 이번에 썼던 소설을 통해

다시 나를 찾을 수 있는 응원이 되는 글이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24년도에는 저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고 그 속에서 저를 잃어가는 경험을 했습니다.

한 땐 정말 실종자가 되어 방황하는 하루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25년 서서히 실종의 상태에 벗어난 계기는 "기록"이었던 것 같습니다.

힘들거나, 기쁘거나, 외롭거나, 좋았던 모든 상황과 생각, 느낌을 기록했습니다.

그 기록들을 꺼내 보면 점차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되더라고요.


그 기록을 이번 소설에 녹여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에세이를 썼던 저에겐 소설은 참으로 어렵지만 이번 기회에 스스로를 다시 돌아보는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렵지만 기대됩니다.

이제 다시 글을 쓰러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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