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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n nch May 27. 2018

 이기적인 이가 되려한다. 어떤 위대한 현인도, 스승도, 사상가도 나의 정의를 세울 수 없다. 그들의 현란한 수사와 논리는 단지 그들의 삶이 투영된 언어에 불과하다. 나의 정의는, 나에게서 시작된다. 나는 그 정의 안에서 하나의 절대자가 된다. 나의 집을 짓는 모험가. 세상의 모든 질료는 단지 나의 선택을 바랄 뿐, 조합과 선택으로 일구어낸 나의 집, 나의 세계는 최초의 창조이며 유일한 신이자 마지막 유산. 그 안에 나의 정의가 자라나며, 화창한 자유와 초록빛 우거진 행복이 피어난다. 그 집은 분명 허름하고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으며 초라하다. 그렇다. 그 집은 이미 한번 혹은 여러번 무너져왔다. 그 무너짐을 바라보며 나는 쾌락과 희열을 느낀다. 이미 지어진 집을 보는 것과 삶의 지혜를 가장한 간사한 도움의 손길을 받는 것만큼 자신을 속이는 것은 없다. 나의 집은, 세계는, 사상은 그 깊이가 깊든 깊지 않든 오로지 나에 의해 세워지며 나로인해 무너지고, 내 손으로 다시금 지어진다. 그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시시푸스는 신을 속이고 기만한 죄로 최고의 축복을 반복하는 것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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