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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다시 봄

by 들국화
목련.jpg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라 하였다.

가능성으로 충만한 시절은 이미 끝이 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머리에 없는데 다음을 꿈꾸는 것은 오만한 생각이다.

어떤 마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로만 전달될 수 있는 것이다.

잠시나마 닿았는지는 알 수 없다.

왜 목련은 늘 아름답게 펴서 처량하게 지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가 오면 늘 가장 처연한 태도로, 넓은 꽃잎으로 모든 것들을 감당하면서

제일 먼저 땅으로 떨어져야만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정말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아무것도 없이 처음부터 새로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이젠 정말 혼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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