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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습관을 바꾸면 삶이 바뀐다

by 김정락


나는 허리가 아플 때마다 운동을 시작했다. 병원에서 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하면, 그제야 허겁지겁 스트레칭하고, 허리가 나아질 때까지 열심히 몸을 움직였다. 하지만 통증이 사라지면 다시 운동을 멈췄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통증이 찾아왔다. 그러면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이 패턴을 몇 년 동안 반복했다. 특히, 1년 동안 병원을 다섯 번이나 찾았을 때는 나도 불안해졌다. 의사 역시 “이제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라며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나서야 정말 운동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때뿐이었다. 통증이 가라앉으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갔다. 한두 번은 우연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몇 년을 반복한 뒤 깨달았다. 나는 운동을 통증을 없애기 위한 응급처방처럼 여기고 있었다. 평소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려는 방식이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건 운동 습관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내 삶 전체가 이랬다. 마감이 닥쳐야 집중했고, 건강이 나빠져야 관리를 시작했다. 시험을 앞둬야 공부했고, 급한 일이 생겨야 계획을 세웠다. 모든 것이 필요할 때만 반짝하는 행동이었다. 늘 문제가 생기면 부랴부랴 움직였고, 상황이 나아지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다. 운동뿐만 아니라, 내 삶의 패턴 자체가 그랬다.


우리는 마감이 코앞에 닥치면 밤을 새워 일하지만, 마감이 지나면 금세 느슨해진다. 다이어트를 결심하면 극단적으로 식단을 조절하다가, 목표를 달성하면 원래 습관으로 돌아간다. 필요할 때만 행동하고, 필요성이 사라지면 멈춘다. 이건 습관이 아니라 반응형 행동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이런 행동을 반복할까?


뇌가 새로운 습관을 형성할 때는 전두엽과 기저핵이 관여한다. 처음에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지만, 반복되면 자동화된다. 운동이든 공부든 처음에는 억지로 해야 하지만, 일정 기간 지속하면 뇌가 익숙해지면서 별다른 의식 없이도 하게 된다.


문제는 뇌가 기본적으로 에너지를 절약하려 한다는 점이다. 변화를 불편하게 여기고, 원래 상태로 돌아가려 한다. 통증이 있을 때는 운동을 하도록 몰아가지만, 통증이 사라지면 다시 운동을 멈추게 만든다. 우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만 행동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래서 의지만으로는 습관을 만들기 어렵다. 나는 이 사실을 깨닫고 운동을 통증이 있을 때만 하는 일이 아니라, 일상적인 습관으로 바꾸기로 했다. 필요할 때만 급하게 하는 게 아니라, 매일 자연스럽게 이어가도록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PT를 등록하고, 가지 못하는 날에는 20분간 스트레칭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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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심만으로 습관이 만들어지진 않았다.

PT를 등록한 후에도 가기 싫었던 날이 많았다. 피곤한 날, 회식이 있는 날, 유난히 일이 많았던 날. ‘오늘 하루쯤은 쉬어도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과거의 나였다면 그날을 쉬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한 번 쉬면, 다음날에도 ‘어제도 안 했는데 오늘도 안 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나는 ‘오늘은 피곤하니까 쉬자’라고 생각하면 쉽게 운동을 미뤘다. 하루를 쉬면 그다음 날도 쉬었고, 결국 운동이 끊어졌다. 그래서 이번에는 기준을 낮추기로 했다. 반드시 운동해야 한다는 부담 대신, 조금이라도 하면 된다는 원칙을 세웠다. 헬스장에 못 가는 날에는 20분 스트레칭을 하자. 20분도 힘들면, 5분이라도 하자. 누워서라도 간단한 허리 운동을 하자. 중요한 건 완벽하게 하는 게 아니라, 멈추지 않는 일이었다.


이 작은 변화가 결정적이었다. 하루라도 빠지면 습관이 깨진다는 압박보다는, 조금이라도 하면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더 중요했다. 작은 행동이라도 꾸준히 이어가니, 운동이 완전히 끊기는 일이 없어졌다. 결국, 습관을 만든다는 건 한 번도 빠지지 않는 게 아니라,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최소한의 행동을 유지하는 일이었다.


이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운동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 곳곳에는 반응형 행동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필요할 때만 공부하고, 급할 때만 집중하고, 아플 때만 건강을 챙겼다. 하지만 이런 행동을 습관으로 바꿀 수 있다면 우리의 삶도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습관은 필요할 때만이 아니라, 특별한 이유 없이도 반복되는 행위다. 결국, 습관을 바꾸는 일이 곧 삶을 바꾸는 일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지금 어떤 행동을 반복하고 있는가?

그 행동이 당신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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