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아들과 나눈 짧은 대화가 나를 깊은 생각에 잠기게 했다. 아들보다 한 살 많은 사촌 형이 그리스 신화에 대해 강의를 해주겠다며 어른들을 불러 모았다. 설명하는 내내 사촌 형은 차분하고 또박또박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무심코 말했다.
“사촌 형은 저럴 때 더 차분하게 설명하려고 하더라. 난 그런 모습이 좋았어.”
그러자 아들이 곧바로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지금 나랑 비교하는 거야?”
그 말이 내 가슴을 쿡 찔렀다. 나는 단순히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고 싶었을 뿐인데, 아들에게는 또 하나의 부담이 되었던 걸까? 나는 그저 더 나은 방향을 함께 생각해보자는 뜻이었는데, 왜 내 말은 아들에게 무거운 돌처럼 떨어졌을까?
잠시 머뭇거리다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게 아니라, 나는 네 안에 더 나아질 가능성을 본 거야. 네가 이미 훌륭하지만, 이 부분을 참고하면 더 멋진 사람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아들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아빠는 항상 나한테 뭔가를 더 요구하는 것 같아. 그냥 지금의 나를 인정해주면 안 돼?”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들의 말이 내 안에서 메아리쳤다. ‘지금의 나를 인정해 달라’는 그 한마디가, 내가 잊고 있었던 미안함을 건드렸다.우리는 언제부터 서로를 비교하며 살아왔을까? 어릴 적 부모는 형제 사이를 비교했고, 학교에서는 성적이 친구와 나를 가르고, 사회는 끝없는 기준 속에 우리를 놓았다. 비교는 그렇게 삶에 스며들었다.
비교는 공기처럼 우리를 감싼다. 때로는 가볍고 투명하지만, 때로는 무겁고 숨 막히게 한다.
“저 사람은 저런 상황에서 저렇게 대처하는구나. 나도 한 번 그렇게 해볼까?” 이런 마음이 들 때, 비교는 길을 비춰 주는 등불이 된다. 그러나 비교가 비난으로 변하는 순간, 그것은 상처가 된다.
“넌 왜 형처럼 못 해?” 이 말이 던져지는 순간, 비교는 더 이상 배움이 아니라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칼이 된다. 나는 아들에게 “형은 저렇게 했는데, 너는 왜 못 하니?”라고 말한 것이 아니었지만, 아들은 그렇게 받아들였다. 비교는 말하는 사람의 의도가 아니라, 듣는 사람의 마음에서 의미가 결정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왜 비교를 싫어할까?
비교는 때로 우리를 자극하고 성장하게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를 짓누른다. 과연 문제는 비교 자체일까, 아니면 우리가 비교를 받아들이는 방식일까?
나는 문득, 비교가 꼭 필요했던 순간들을 떠올렸다. 작은 씨앗이 햇빛과 바람 속에서 성장하듯, 우리는 주변을 바라보며 배우고, 나아갈 방향을 찾는다. 하지만 씨앗을 땅에 심지도 않은 채, ‘왜 너는 저 나무처럼 자라지 않니?’라고 묻는다면, 그것은 성장을 방해하는 강요일 뿐이다.
그렇다면 비교는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까? 비교는 가르침이 아니라 깨달음이어야 한다. ‘이것을 통해 내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질 때, 비교는 성장을 돕는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비교는 남과의 전쟁이 아니라, 나 자신이 이해하는 과정이다.
아들과의 대화를 통해 나는 배웠다. 비교는 단순한 평가가 아니라, 방향을 찾는 과정이어야 한다는 것을. 다음번에는 비교가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이야기해야겠다. 나는 아들과 같은 길을 걸으며, 같은 곳을 바라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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