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쓰면서 배운다. 그리고 견디면서 자란다

반복은 수평, 성장은 수직

by 김정락

글쓰기는 글을 쓰는 과정에서 배운다.

그렇다면 우리는 글을 잘 쓰기 위해, 무엇보다 많이 써야 한다. 반복 속에서 좋은 글이 탄생하고, 글쓰기는 매일의 습관에서 시작해 점점 더 깊은 사유로 나아간다.


매일 단락 하나, 몇 줄, 혹은 단 한 줄이라도 괜찮다. 길이는 중요하지 않다. 내면을 통과한 문장 하나가 오늘도 쌓인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초안은 엉성하고 어설플 수밖에 없다. 그런 글을 마주한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시간들 속에 고통과 배움이 함께 있음을 믿고, 부끄러움마저 견뎌내야 한다.


예전에 100일 동안 매일 글을 썼던 적이 있다. 초등학생처럼 느껴지는 내 글을 바라보며 민망함을 감추기 어려웠다. 하지만 반복하고, 인내하며, 쓰는 양을 늘려 가면서 조금씩 글쓰기 습관이 자리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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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흡한 글을 마주하면서, 장 자크 루소와 알베르토 망구엘의 문장을 동경하게 되었다. 루소는 자연의 목소리를 인간적이고 진실하게 담아낸다. 이성과 감성 사이를 오가는 그의 표현은 투명했다. 망구엘의 글은 조용하지만 철학적 밀도가 켜켜이 쌓여 있다. 두 사람의 문장은 감정을 벗겨내듯 독자를 깊은 사유로 이끈다.

나도 그런 글을 쓰고 싶었다. 지적인 울림이 있고, 생각을 나누며, 때로는 깨달음을 주는 글. 내 글이 대단하진 않지만, 누군가가 읽고 공감해 주고, 마음 한 편이 움직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들과 나의 본질적인 차이를 떠올리게 되었다. 나는 고백했지만, 그들은 나를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나는 진솔했지만, 그들은 투명했다.


하지만 글의 실력은 쉽게 늘지 않았다. 글의 질을 높이고 내면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싶었지만, 방법을 몰랐다. 책을 찾아 읽고, 필사도 해 봤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선 무엇보다 ‘양’이 필요하다는 것을 점점 깨닫게 되었다. 쓰지 않고서는, 질을 논할 수도 없다. 글을 써서 쌓아가는 수평적 반복은, 질적 도약이라는 수직 운동보다 덜 어렵다. 매일 쓰는 것이 힘들다면 이틀에 한 번부터 시작해도 된다. 익숙해지면 간격을 좁혀가며 자연스럽게 흐름을 만들 수 있다. 그렇게 글이 쌓이면 어느 순간, 질에 대한 고민으로 시선이 옮겨진다. 이 시점이 되면, 의도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진짜 변화와 성장은 단순 반복만으로 오지 않는다. 수평의 연습을 넘어, 스스로를 뛰어넘는 수직적 도약이 있어야 한다. 그건 초월적인 사유이고, 자아를 마주하는 고통이기도 하다. 그래서 질의 상승은 어렵다. 마치 바닥에서 발을 떼어 밧줄을 잡고 올라가는 것처럼. 한 번 올라갔다고 해도 유지하기 힘들고, 잠깐의 방심으로 추락은 금세 일어난다. 더 고통스러운 건, 다시 올라오기 전보다 더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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