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중인 나의 인생

나를 해체하다

by 김정락

2014년 tvN에서 방영한 바둑이 전부였던 주인공 장그래가 프로 입단 실패 후 사회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 '미생'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 당시 나는 집중해서 보지 않았다. 아마 바둑을 잘 몰라서였다. 하지만 김주원 선생님이 '미생'을 보고 골프책도 이렇게 섰으면 좋겠다며 추천해 주셨다.


미생.jfif 미생 주인공 장그래

마침 집에 ‘미생’ 시리즈가 반가웠다. 이때를 위해 미리 준비해둔 것처럼. 아직 전부 다 읽지는 못했지만, 주인공 장그래는 치열한 사회생활을 자신의 주 무기인 바둑으로 헤쳐나가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이 과정은 나를 반성케 하면서 큰 울림을 줬다.

‘미생’에 나온 사람들은 사회라는 치열한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데 과연 나는 어떤 삶을 살았는지 돌아보게 했다. 나도 저들처럼 내 인생을, 무언가를 위해 뜨겁게 사랑했냐고 질문한다면 선뜻 답하지 못한다. 이 삶은 자연과 우주 그리고 신께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분명 태초에 사명과 신념을 갖고 태어났는데 책임을 다하지 않고 방관 된 모습을 보이는가.


하지만 2022년은 나의 인생이 예전과는 다름을 확실히 느끼고 있다. 또한 이런 생각도 설레발이 아니길 바라며 조심스럽다. 내 인생 처음으로 사명, 신념 그리고 목표를 정하고 이것을 지켜가기 위해 루틴을 정해 정진해가는 중이다. 혹자는 뭐 대단하냐고 반문할 수 있겠다. 그러거나 말거나.

하루하루 루틴을 지켜나가면서 나는 힘을 갖는다. 건강한 힘뿐만 아니라 지식을 채우고 양을 늘리는 중이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시간이 흘러 쌓이면 진화된다고 믿는다. 점진적인 변화는 멈추지 않는 지속력이 가장 중요하다. 즉 거대하고 무거운 바퀴를 돌리기 위해서는 인고의 세월, 버티고 견뎌내서 잇는 힘이 필요하다. 물론 탄력이 불으면 속도가 빨라지면 거만함이 나를 삼키지 않게 겸양도 꼭 갖추고 있어야 한다.

루틴은 나를 틀에 가두며 힘들고 어렵게 만들지만, 그 안에서 나는 자유로우며 정의롭게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것은 나를 크게 찢어 성장시키는 훌륭한 도구이다. 물론 고통, 고난, 시행착오는 덤이 아닌 필수사항이다.

내 루틴 항목은 글쓰기, 독서, 만 보 걷기, 미래 상상하기, 자금 모으기 등이다. 즉, 경제, 교육, 건강, 심리가 모여 나를 통합시킨다. 여기서 꼭 해야 할 일은 자신을 해체 시킨다는 것이다. 단지 물품을 분리해 나눈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세심하게 풀고 뜯어 자신을 무너뜨린다. 이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성찰이다. 잠시 과거를 돌아보는 행위는 단계를 건너뛰는 단순한 되새김질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성찰에는 자신이 들여다보기 어려운 깊은 심연이 존재한다.


해체는 단순한 작업이 아니다. 깊게 보고, 뜯고, 꼼꼼하게 흩트려야 하는 데 지식이 필요하고 그것이 축적돼야 가능하다. 우리 밑바탕에 깔린 인간관계, 경제, 육체, 정신의 일상생활이 하나둘씩 모여 결합 된 것이 나다. 어느 부분이 부족하고 넘치는지 의미 있게 들여다본다. 해체 과정은 배치가 잘 이루어지고 질서와 균형을 맞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서로가 잘 섞여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는 역할이 교육이다.

여기 작성한 사상은 온전히 내 몫이 아니다. 김주원 선생님의 지식을 듣고 체화 중이지만 잘근잘근 소화하지 못했다. 이유는 극명하다. 지식의 양이 부족해서다. 바로 이 부분이 나를 해체하는 과정이고 지식을 쌓아 나의 사상을 단단한 상태로 만드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내 사상 구축은 실패 해 봤기에 고된 과정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원하는 나에게 도달하기 위해 중요한 요소가 많겠지만 꾸준함과 독서가 강력한 힘이다.

나는 나를 끊임없이 해체해 보아야 한다. 어렵고 고통스러운 과정이지만 게을러지면 예전 내 모습보다 더 퇴보된 망가진 모습으로 돌아간다. 소크라테스는 “나는 그보다 현명하다고. 왜냐하면 그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모르면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내 상태를 ‘0’으로 인정하고 현자, 철학자, 성공자 말에 귀를 기울여 진화과정에서 의심을 버리고 믿고 따라야 진화가 이루어진다. 최종적인 진화는 영적 진화라고 말하는데, 아직은 한참 멀었다. 묵묵히 한발 한발 루틴을 지켜나가면 도달하게 된다.


그들의 말(학습)에 간절하고 순종하라. 믿음을 가지고. 나는 진짜 부족함이 많고 치열한 삶을 살지 않았다. ‘생각’이라는 단어를 좋아했는데, 이제 ‘해체’라는 단어가 온몸으로 들어오는 듯 좋다. 단순히 ‘좋다’를 넘어 글자가 몸 구석구석을 찢는 듯 파고들어 일체가 된듯하다. 사실 그렇게 느끼고 싶어 마음이 크다. 간절히, 아주 간절히 나를 해체 시켜 내 사상을 만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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