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다 VS 느긋하다
“당신 성격은 급한가? 아니면 느긋한가?”
골퍼에게 “스윙하는데 왜 이렇게 서두르고 급하세요?”라고 물어보면, “제가 성격이 급해서요.”라는 답이 돌아온다. 예전부터 골프 배우는 사람들 대부분은 입을 맞춘 듯 똑같은 대답을 한다. 우연인가? 아닐 것이다. 그럼 골프가 급하게 만든 걸까. 아니면 급한 사람만 골프를 하는 걸까. 2019년 우리나라 골프 인구 현황은 4,673만 명으로 집계되었다(한국골프장 협회). 단순하게 생각하면 모든 골퍼 성격이 급하고 서두른다는 결론이 나온다. 왜 우리 성격은 급할까?
사람 마음이 바쁘고 서두르는 이유는 목적하는 바가 있어서다. 골프 목적은 드라이버를 남보다 멀리 보내고, 점수를 잘 내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담겨있다. 예를 들면 대부분 골프 용품사는 예전부터 드라이버 비거리 기술 향상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그 이유는 골퍼가 원하는 욕구를 정확하게 대변하는 증거다. 골퍼는 목적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골프 스윙은 급해지고 서두르게 된다. 남의 시선은 더욱 부담스럽고, 자기만족 실현을 위해 불안함이 조급함으로 이어진다. 그 순간 자기 상황을 바라볼 느긋함이 없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인간 삶은 시간, 공간, 관계로 서로가 얽히고설켜 있다. 세 가지는 각각 따로 생물처럼 움직이기도 하지만 통합되면서 하루를 만들어내면서 살아간다. 삶에서 만남은 인간에게 좋든 싫든 가져야 하는 현실이다. 여기에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약속은 두 가지를 꼭 필요로 할 뿐만 아니라, 관계도 마찬가지다. 인간 사회는 서로 어우러져 기존 관계를 돈독히 하거나 새로운 관계를 맺는다. 만날 장소로 향할 때 우리는 서두르게 되는데 늦지 않기 위해서다. 이때 목적은 시간 약속을 잘 지켜 상대에게 신뢰를 심어주고 자기도 똑같은 대접을 받으려고 한다. 인간관계는 사회적 상호작용이라 당연한 이치다.
상반된 두 가지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서두른다. 재촉한다. 급하다’와 ‘느긋하다, 여유롭다’에는 좋고, 나쁘고를 규정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인생은 양극, 중용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해와 달, 여자와 남자, 앞과 뒤, 빠름과 느림, 들숨과 날숨, 선과 악, 질서와 혼돈, 단순과 복잡 등으로 한쪽 세상만으로는 존재할 수 없다. 한쪽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다른 한쪽, 즉 양면성이 같이 존재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모든 인간은 양극성을 가지고 있다. 나 또한 양극을 가지고 ‘상황’에 따라 이쪽 면을 갖거나 아니면 다른 면을 선택한다. 박쥐처럼 사익에 따라 자기 보신(保身)에 따라 여기저기를 전전긍긍하는 차원이 아니다. 브런치 글 ‘굼벵이 날다’에서 말했지만 하는 일, 관점에 따라 느리기도 빠르기도 하고 여유를 부리다가 성급하게 움직임을 이야기한다. 어찌 보면 그때그때 달라지는 게 솔직한 사람의 본성일 것이다. 즉, 상황 또는 환경에 따라 우리는 좌우된다.
우리는 상황에 따라 다른 행동을 보인다. 내 경우 골프는 어떤 상황이라도 여유와 느긋함을 갖는다. 잘남이 아니라 시간에 따라 그만큼 양을 축적해 경험의 질이 깊고 넓기 때문이다. 반면 글쓰기와 독서, 즉 학습은 성급한 마음이 앞선다. 잘하고 싶고 어느 경지에 올라오고 싶은 목적이 강렬하기 때문이다. 골프와 반대 관점이고 학습은 양과 질의 축적이 부족함을 방증한다.
인간은 처한 환경에 따라 여유를 갖거나 조급함을 가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성격 자체를 변화시키지 못한다면 행동 변화로 환경을 바꿔야 한다. 자기 기준은 한쪽으로 나눠지는데, 감정에 의해 상황과 행동을 결정하면 안 된다. 기준은 확고한 이성적 사고가 필요하고, 이것이 배제된 채 자기감정에 휩쓸려 판단하게 되면 상황이 어긋난다. 이성적 사고를 갖고 상황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인간 본질은 서두르고, 느긋한 두 마음을 다 가지고 있음을 이해하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양극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잘 활용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속도를 내야 할 때는 몰아치거나 여유를 부릴 때는 꼼꼼함을 챙겨 환경에 맞추며 나간다. 세상은 양극의 통합과 해체로 서로 융화됨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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