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서 힘 빼는 데 3년 걸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물론 3년이 더 걸릴 수도 있고 또는 안 걸릴 수도 있지만 그만큼 힘 빼는 동작의 어려움을 표현한 말이다. 힘 빼는 동작은 골프에만 적용되지는 않는다. 다른 스포츠와 우리 일상과도 상당히 밀접하다. 모든 운동에서 힘을 빼고 있으면 경기력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권투의 스텝 밟는 동작과 잽을 날리는 동작, 춤을 추는 동작, 야구에서 타자와 투수의 치고 던지는 동작, 축구와 농구 드리블과 슛 동작, 활 쏘는 동작, 그림 그리는 동작, 악기 연주하는 동작, 글쓰기, 서예 등 셀 수 없이 많다. 일상에서는 대표적으로 걷는 동작이다. 그리고 인간관계에서도 “야! 어깨에 힘 좀 빼라!!”라고 한다. 그만큼 힘이 들어가 있다면 어디서든 문제가 발생된다.
한편, 힘이 들어갔다는 말은 무엇을 잘해보기 위해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동작이다. 그 이면에는 욕구 충족, 성장이 바탕에 깔려있다. 시도하지 않고, 욕망이 없다면 힘이 들어갈 일도, 뺄 일도 생기지 않는다. 마치 넋이 나간 사람처럼 흐물거리듯 삶을 살아가게 된다. 즉 인생에 사명, 신념, 목표 없이 그저 죽은 삶을 이어가는 것이다.
골프에서 살펴보면, 힘이 잔뜩 들어간 골퍼 스윙을 관찰해보면 비장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엄숙함은 어드레스 자세(볼을 치기 전 발 자세를 잡고 클럽을 땅바닥에 놓은 상태)에서 드러난다. 준비 자세에서 얼굴은 시름에 쌓인 주름과 찌푸린 미간과 긴장된 턱 윤곽 그리고 굳게 앙다문 입술을 한 채 골프공을 노려보고 있다. 표정만으로는 300야드쯤 거뜬히 날려 보낼 것 같고, 볼을 집어삼킬 듯 하지만 자세는 보는 사람마저 숨을 멎게 만든다.
개인적으로 골프 호흡법을 3단계로 나눠본다면 이렇다. 1단계 스윙하는 내내 숨을 내쉰다. 즉 날숨으로만 이루어진다. 스윙 동작은 아무리 늦어도 3초 안에 끝나게 되어있다. 날숨으로 호흡을 뱉어냄으로써 몸에 힘을 빼 원활한 스윙을 유도한다. 즉 의도적 힘 빼기다. 2단계 백스윙(볼을 치기 위해 클럽을 뒤로 올리는 동작) 동안 들숨, 볼을 치러 내려오는 다운스윙에서는 날숨-숨을 내쉬는-으로 몸을 이완시킨다. 3단계는 내가 생각하는 최상의 단계이다. 그냥 스윙하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호흡이다. 내 견해는 어떤 일이든 일상처럼 행동하면 가장 자연스러운 동작이 나온다.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창의가 나온다고 했는데, 그 상태에서 나오는 독특한 동작이 더는 독특함이 아니라 최적의 자기 스타일이지 아닐까 생각한다.
생명을 가지고 태어난 피조물은 자연 원리에 따라 숨을 쉰다. 우리는 호흡하는 방법을 특별하게 배우지 않았다. 즉 숨 쉬는 방법을 배웠다면 엄마의 품속에서 자연스럽게 터득된 것이다. 호흡을 생각하면서 행동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고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들숨과 날숨을 반복한다. 그 반복 동작으로 지극히 자연스럽게 생활한다. 그것은 바로 익숙함이다. 젓가락질, 걷기, 자전거 타기 등 호흡을 생각하면서 하는 사람이 있는가?
호흡은 들숨과 날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반복운동이 이루어져야 생명을 유지한다. 숨쉬기는 양극의 이치처럼 숨을 마시면 뱉고, 뱉으면 마시는 단순한 운동이다. 숨 쉴 때 우리는 아무 생각이 없다. 심지어 호흡은 배운 적이 없다. 호흡은 이렇게 몸에서 자동화되어 나온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호흡 동작과 미흡한 골프 동작에 적용하면 어색하다 못해 혼란을 일으키게 된다. 익숙함과 어색함이 만나 충돌을 일으켜 균형을 맞춰간다. 질서는 혼란한 과정을 거치는데 우리에게 반복된 연습이 필요한 이유이고 이 과정에서 힘이 빠진다. 꼭 실천해봐야 안다. 머리로 아는 지식은 거짓을 말하지만, 몸으로 익힌 지식은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처음 어설프고 못 하는 기간에는 당연히 배워야 하고 익혀야 한다. 실수를 반복해야 자연스러움이 나온다. 시작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숨 쉬는 것(호흡)은 우리가 숨을 쉬는 게 아니라 숨 쉬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최종 단계가 자연스럽게 호흡되고, 숨 쉬는 동안 스윙을 하는 것이다. 거꾸로 생각해 보면, 스윙하는 동안 숨을 쉬는 것이 아니라 숨을 쉬는 동안 내가 스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집중을 어디에 하는지 관점이 달라지는데. 집중은 선택하고 포기해야 한다. 힘 빼는 데 3년 걸린다는 데 시도한들 손해 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 더 큰 자연, 우주가 준 호흡에 집중해보자. 들숨은 부드럽게 가슴을 팽창시켜 몸을 일으켜 힘을 간직하고, 날숨은 압축된 힘의 제약을 폭발시켜 완성해 나간다. 완성은 완벽함이 아니고 하나의 매듭을 매끄럽게 연결해 일치성을 보여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