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공간

행복한 놀이터

by 김정락


인생을 살면서 자기 놀이터, 공간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회사, 가정 어디에서든 온전히 자기 공간을 갖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찾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고 공간을 당장 마련할 자금도 없다. 그래서 가장 인기 있는 장소가 화장실이 아닐까 싶다. 오직 홀로 여유롭게 사색하고 자유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는 생물학적인 억제(?)와 배출로 오래 사용하지 못한다. 그만큼 개인 공간, 놀이터를 갖기 힘들다. 에피쿠로스의 사례를 빌려 자신에게 맞게 만들어가면 어떨까? 반드시 대규모 시설과 화려할 필요는 없다.


에피쿠로스는 정원을 사서 직접 꾸며 자기 공간을 만들었다. 그곳에 친구, 제자들과 함께 철학 학교를 세웠다. 정원의 목적은 행복을 추구하며 철학 활동을 위해 환영받고 존중받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편안한 장소가 필요했다. 이곳은 즐길 사람만 자신이 선택해서 모였다. 정원은 철학 활동을 위한 아고라였다. 정원은 고유한 사적 공간이라고 했다. 그럼, 나는 내 공간이 존재할까? 다른 사람은 어떤 공간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하다.


내가 원하는 공간, 놀이터는 골프장이다. 나는 세상과 분리된 공간을 원하지 않는다. 즉. 타인과 단절된 채 혼자만을 위한, 쾌락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골프장은 신(우주, 자연)이 인간에게 준 선물과도 같은 장소다. 이 영역은 사유의 공간이며 관계를 위한 광장과도 같다. 어떤 현상이나 일상의 변화가 반복되며 되풀이되는 듯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억압된 감정 덩어리를 언어와 행동으로 발산함으로써 안정을 찾는다. 즉 공간은 순환성(循環性)과 정화작용(淨化作用)이 일어나고 있다. 인간의 순수성을 만들어는 주는 삶의 현장이다.

이 놀이 공간은 자연의 기를 받아들이는 관조의 플랫폼이다. 즉 특정 개념에 얽매이지 않고 사람·사물을 관찰한다. 인간은 자연의 섭리를 따르고 하늘이 주는 양분의 기를 받아들인다. 신이 허락한 공간에서 우리의 성장을 위해 양분과 씨를 뿌리는 공간으로 부여했다. 그리고 위대한 공간에서 우리는 신의 승낙으로 마음껏 놀이를 즐긴다. 나에게만 허락된 장소는 아니지만, 신이 준만은 확실해 이 선물, 잘 아끼고 활용해야 한다.


내 공간에서는 자유를 추구하고 삶의 사유를 통해 성찰하는 기회를 얻어야 한다. 낡은 생각과 규칙을 버리고 우리는 놀이터(공간) 규칙을 직접 제정할 수 있다. 신이 주신 공간에서 우리는 세상의 이치를 깨닫는다. 영혼을 깨끗하게 만들었다면 우리의 몸, 즉 건강을 다진다. 그래서 여기서는 걸어야 한다. 걷기는 몸을 튼튼하게 하지만 내 안의 사유를 충만케 하고 폭발시킨다. 몽테뉴의 “세 가지 사귐에 대하여”는 “은거할 곳에는 꼭 산책장이 있어야 한다. 앉아 있으면 사유는 잠들어버린다. 다리가 흔들어놓지 않으면 정신은 움직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2007, 걷기의 철학, 크리스토프 마무르).

골프장은 서로의 가치를 인정하며 배려하며 존중하는 편안한 놀이터다. 그렇다고 아무나 내 공간에 들이고 싶지 않다.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노는 장면을 상상해보면 순수함, 행복함,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다. 내 공간도 동화 같은 장소로 사람들이 서로 동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곳은 꾼-사기꾼, 노름꾼, 술꾼-은 발을 들이지 못한다. 나는 내 공간에 이런 사람들을 거부할 뿐만 아니라 단절할 것이다.


내 공간에 다른 공간을 같이 공유하고 싶다. 바로 실질적으로 나를 성장시키는 책 읽기 모임이다. 골프장은 사유의 공간, 체계적 독서 모임은 현실의 공간이다. 하나의 큰 원 안에 두 개의 원이 존재한다. 양극성을 말한다. 이념으로 흐르는 것을 현실이 잡아주고, 현실에 안주하려면 사상이 이끌어주는 이치다. 여기서는 홀로 존재하기도 하고, 여러 명이 함께 존재하는 공간이며 서로가 서로에게 선한 영향을 주고받는다. 내 놀이터에서 내 마음대로 무엇인들 못 하겠는가. 공간은 하나의 공간으로 존재함이 아니라 그 공간의 능력에 따라 세상 원리로 자정(自淨)하며 발전하고 발전하며 자정 한다. 마음 맞는 사람과 어울리면 존재 자체만으로 영향을 받고 제 기능을 발휘한다.


#골프장 #놀이터 #공간 #가치 #몽테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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