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한계와 기준점을 뛰어넘는다.
오늘, 나는 늦었지만 엄청난 일을 벌였다. 사람들에게 선포했다. “나는 초월적인 삶을 살겠다.”
부모님은 어린 나를 마음대로 재단하며 키웠다. “넌 이거 하면 안 돼, 저것도 하면 안 돼. 그러니까 이 길로만 가야 해. 알았지. 부모 말 잘 듣는 게 너를 위한 일이야. 부모가 너 잘못되라고 하겠어!” 어려서부터 듣고 자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아무것도 몰랐던 어린 나는 그대로 따랐다. 그게 맞는 삶인 줄 알았다. 너무 무지하게 커 왔고 그 인생이 타성에 젖다 보니 안일함에 미련한 어른이 돼버렸다. 그로 인해 내 삶은 항상 두려움이 가득했다. 선택 없는 내 삶은 무슨 일을 시도해 실패하면 어쩌지,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마음 졸이며 살다 보니 자신감도 떨어지고 눈치 보는 경우도 잦아졌다. 왜 삶이 답답한지, 공허한지 한 참 후에야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과거에 묻혀 상상을 공상으로 꿈꾸며 살았다. 성공자의 상상을 초월하는 인생 이야기는 나에겐 꿈만 같았다. “와! 상상을 초월한다.” 이 표현은 거대한 생각, 크기, 모양, 신념, 가치 등 자신이 생각한 내용보다 보편적으로 상상하는 한계나 기준점을 뛰어넘었을 때 사용한다. 우리는 자신의 미래 그리고 소소한 일상을 마음대로 상상해 그려본다. 이 글을 읽는 순간, 지금도 상상하리라 믿는다. “상상하라! 그럼, 부자가 될 것이다.” 이 말처럼 ‘상상’이라는 단어는 친숙할 뿐 아니라 자주 접한다. 그리고 상상을 믿고 싶어 한다.
하지만 초월은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왠지 아니 나하고는 동떨어진 단어처럼 느껴졌다. 글을 쓰는 지금도 생각해보면 나에게는 여전히 힘겨운 단어다. 초월에 관한 내 생각은 영성스럽고 내면의 깊은 무언가를 뛰어넘는 초 자아실현을 의미한다. 즉 영성스러움과 관련이 있으며 범접할 수 없는 영역으로 여겨진다. 초월 속에 사는 사람은 신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자, 세상을 움직일만한 인물-사상가, 영성학자, 철학자. 현인-에게만 주어졌다고 생각했다. 근데 오늘 선포를 했다니. 무엇을 초월하겠다는 것인가?
그럼, 초월(超越)을 살펴 어떤 의미인지 보자. 초(超)는 ‘뛰어넘다, 빼어나다’, 월(越)은 ‘넘다, 건너가다’로 어떤 한계나 표준을 뛰어넘음을 말한다. 초(超)는 달릴 주(走)와 부를 소(召)로 누군가가 부르니까 재빨리 달려가는 뜻이다. 월(越)은 달릴 주(走)와 도끼 월(戉)의 결합이다. 여기서 주(走)는 달리는 사람이 도끼 모양의 창을 뛰어넘는다는 뜻이다. 한자 뜻을 보면 실로 대단한 뜻이 담겨있다. 달리는 사람이 아주 매서운 도끼를 뛰어넘어 간다는 뜻이다.
단어를 풀어보니 꼭 괴리감만 있지는 않다. 저 도끼 모양의 창을 뛰어넘어야 하는 위험이 있지만, 세상을 움직이는 현인들만 가진 건 아니다. 그렇다면 내 인생에서 초월적인 능력을 보인 적이 있나? 생각해 볼 필요도 없이 대답이 나왔다. 나와 상관없는 단어로 살아왔으며 무슨 일에 있어서 한계, 기준을 넘어 본 적이 없었다. 내 인생에서 위험한 상황이 감지되면 바로 멈추고 회피했다. 위협 상황은 실패의 두려움 즉 도끼 창을 건너뛰어 넘는 일이었다. 시행착오를 꺼리니 초월적인 영역에 진입하지 못했다.
나에게 초월적인 경험은 책 읽기다. 지독히 책 읽기를 하지 않았던 나는 아들이 많은 책을 읽기 바라는 마음에 늦게 독서에 흥미를 붙였다. 처음에는 남들이 쉽다는 책도 어렵고 읽히지 않았다. 처음에는 아들이 책 보는 습관 하나만 보고 자리에 앉아있었다. 나에게는 곤욕-시간은 왜 이렇게 안 가는지, 엉덩이는 왜 이렇게 아픈지, 피곤하지 않은데 책만 펼치면 눈은 왜 이렇게 감기는지-이었다. 내가 책을 보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이런 내 모습을 책이 지켜보고 있었다. 그래, 언제까지 버티나 보자 하고 말이다. 최근 아들이 내 특징을 말하면서 “아빠는 괴물과 비슷하고 못생겼지만,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어”라고 하는 것이다. 좋았다. 너무 좋았는데 어떤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었다.
이것이 나의 초월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굳이 대단하고 거창할 필요 있을까? 내 일상에서 한계 그은 부분, 벽이라고 생각한 기준점을 돌파하는 그것이야말로 초월적인 인생이다. 누군가에는 보잘것없어 보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나로서 대단하다. 새벽 4시에 일어나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묵묵히 수행하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아직 가야 할 초월에 길은 멀었지만 그래도 소귀에 성과에 있어 기쁘다. 다시 한번 선포한다. “나는 초월적인 삶을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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