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할 수 없는 날

안되는 날

by 김정락


월요일. 직장인들은 월요병이라 싫어하지만, 나는 비교적 여유가 있어 편안할 날이다. 집안 나머지 일이 있기는 해도 딱히 어려운 일은 없다.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좋다. 오전까지지만 그래도 좋다. 시간이 아까워 점심도 거른다. 남들이 보면 사치스럽겠지만 나는 이 시간 사투를 벌인다.


여유 있는 시간에 책 읽고, 글쓰기로 혈투를 벌여보지만, 어느 것 하나 집중할 수 없다. 노트북을 켜고 자판을 두들겨 보고, 노트에 손을 움직여 끄적거리며 공간을 채우려고 하지만 여백만이 나를 노려볼 뿐이다. 책 쪽으로 시선을 옮겨본다. 책은 자신을 선택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선택하지 못하고 망설이니 책이 선택되어 나에게-철학, 경제, 심리, 문학, 자기 계발-다가 온다. 내게 온 책을 이 책, 저 책 골라 펼쳐보지만 글쓰기와 마찬가지다.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없다.


다시 자리에 앉아 글쓰기 하려고 단어를 가지고 놀아본다. 한자 의미를 뜯어보고, 읽어본다. 재미있는데 거기까지다. 글쓰기로 연결하지 못한다. 아까 나에게 다가온 책을 다시금 펼쳐본다. 역시 마찬가지다. 집중을 못 한다. 한 가지를 포기해야 하는데 한 번에 많은 부분을 소화하려고 능력보다 무리했나 보다. 글쓰기 단어 선택과 어미 결정도 어렵다. 생각 없고 막 할 때는 몰라서 그냥 했는데, 하나씩 알아가니 더 어렵다. 그래서 무식이 용감인가 보다. 어설프니 더 어렵다.


중간중간 잡일로 왔다 갔다 하면서 집중을 잃은 것인가? 그럴 수도 있겠다. 그 일을 처리하러 갔더니 허탕만 치고 왔다. 시간이 아까웠지만, 짜증은 나지 않았다. 감정에 휘말리지 않았다. 내 진을 빼는 행위이고 불필요한 소비다. 감정은 평정심을 잃지 않고 그냥 고요했다. 오늘 해야 할 내 루틴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시간이 갈수록 루틴의 압박을 받았나? 잘하려고 했나?

남에게는 “잘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하면 된다”라고 말해 놓고 참! 어이가 없다.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 느낀다. 내가 하는 일, 하고 싶은 일. 인내하고, 노력하고, 꾸준히 하고 싶은 마음 알지!!?? 왜 모르겠어. 내 마음이 그런걸. 이것도 누구나 겪고 지나가는 과정일 것이다. 오늘은 집중이 안 된 날! 너무 잘하려고 했던 날! 매번 잘하고 싶은데, 인간인지라 항상 잘되는 날만 있지 않다. 즉 일 년에 같은 날은 없다. 잘하는 날! 잘 되는 날! 안되는 날! 망치는 날! 잘 되는데 안 되는 날! 안 되는데 잘되는 날! 그저 그런 날! 이런 날이 쌓여 나를 만들어줄 것이다. 흔들리지 말고 그냥 하자!

되네

오늘은 안되네. 안되네. 집중이 안 되네. 무엇을 해도 안 되네.

내일은 잘되네. 잘되네. 집중이 잘되네. 무엇을 해도 잘되네.

잘했네. 잘했네. 그렇게 하면 되네. 그렇게 하면 된다네.


#집중 #시간 #월요일 #월요병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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