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과 질서 원인과 결과
모든 골퍼는 자신의 샷-볼이 잘 맞고 똑바로 가도-에 만족하지 못한다. 그러나 동반 골퍼가 치는 볼은 무조건 굿샷이다. 결국 어느 사람도 자신의 볼에 만족하지 않는다. 이 만족하지 못하는 과정에서 혼란을 겪고 결과만 바라보게 된다. 즉 혼돈에 빠지면서 질서를 잃는 것은 물론이고 한쪽 면만 바라보게 된다.
그래서 골퍼는 자신의 볼 방향이나 정확하게 맞지 않아 결과만 집착한다. 안 맞거나, 볼이 많이 휘는 이유, 원인을 찾아야 결과를 바꾸고 혼란스럽지 않다. 골프 스윙은 원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반을 쪼개 보면 오른쪽, 왼쪽 그리고 위, 아래로 나눌 수 있다. 어느 방향으로 잘라도 대칭을 이루고 있고 여기서 양극성, 중용을 엿볼 수 있다. 한쪽이 기울면 다른 한쪽을 맞춰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즉 비대칭은 우리 삶에서도 불편함을 초래한다. 몸의 구조가 비대칭-척추 옆 굽음증-으로 이루어지면 생활이 힘들다. 양극은 골프의 원리이고 인생과도 같은 원리다. 내가 만나 모든 골퍼는 한쪽에서 오는 혼란을 이해하지 못하고 결과에 초점을 맞춰 움직이니 결과는 항상 그대로다.
그럼, 우리 삶은 혼란함이 더 익숙하고 당연한 것은 아닐까?. 인생은 고통스럽다는 표현도 거부할 수 없는 인간의 숙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혼란함이 세상 전반을 채우고 있다면 골프뿐만 아니라 인간 누구나 자기 환경에서 거쳐야 하는 필수과정이다. 혼돈-질서, 원인과 결과가 끝이 있지 않고 순환하듯 죽을 때까지 계속 연결되는 구조다. 이 구조를 이해하게 된다면 우리는 커다란 양극의 세상에 살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살면서 어려움을 겪고 혼돈이 들이닥쳐도 실망하거나 절망할 필요가 없다. 그게 우리의 원상태다.
중국 신화 이야기를 살펴보면 <<산해경>> 에서 ‘재강’이라는 이름을 가진 새를 비유했다. 이 새는 날개만 있고 눈, 코, 입, 귀가 없고 다리만 6개다. 제강은 춤과 노래를 잘하고 늘 즐기며 살았다고 한다.
“(중략) 그러니까 이 새는 정말 혼돈 속에 갇힌 어두운 상황처럼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답답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 새가 정말 천성이 답답하고 꽉 막힌 성격을 지녔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 새는 특별한 재주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춤과 노래를 잘할 뿐 아니라 삶을 아주 즐긴다는 점이다”(정재서, 2004:24~25). 여기서 제강은 춤과 노래를 잘한다는 것은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혼돈은 창조의 카오스가 되고 창조는 태초에도 혼돈(카오스)에서 이루어졌다. 친구 ‘숙’과 ‘홀’이 호의를 베풀어주려다 제강은 죽게 된다. 즉 혼돈이 죽은 것이다. 혼돈이 죽으면서 세상은 새로움으로 창조되며 이로써 세상의 새로운 질서가 나타난다(이상오, 2016.4.13. 지식은 무엇인가?).
세상은 태초에 혼돈이 존재하고 어둠이 지배했다고 한다. 즉 카오스 혼돈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한때 신을 원망했나 보다. 왜 혼란을 겪게 만들었는지 말이다. 혼돈을 마주하면 당황하거나 빨리 빠져나오고 싶었다. 즉 무질서에서 질서를 잡고자 노력했다. 혼돈을 없애려고 하는 하니 더욱 혼란스러웠다. 분명 거기에는 원인이 존재하고 파악해 그것을 해결해야 결과도 달라지고 혼란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원인, 혼돈은 피하고 보이는 결과에 집중하니 변화하지 않고 똑같은 삶이 계속 순환된다.
우리는 항상 혼란을 겪고 있다. 삶이 고통의 연속이라면 혼란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신은 우리를 혼란하게만 놔두지 않았다. 혼돈이 죽으면서 새로운 질서를 선물한 것이다. 양극을 통해 균형된 삶을 살도록 틀을 짜주었다. 우리 삶은 틀 안에서 자유를 느끼고 자유 안에서 구속한다. 즉 혼란과 질서가 양립하면서 깨지는 과정에서 성장을 이룬다.
골프처럼 결과에만 집중하지 않고 원인을 찾아 혼란에서 질서를 잡아야 한다. 맹목적으로 결과에 치중하게 되면 원인을 보지 못할 뿐 아니라 창의성도 말살된다. 우리나라 골프선수가 창의적인 샷이 부족하다고 말하는데, 이런 원인이지 아닐까? 골프만 그런 건 아니다. 흔히 아이들에게 창의를 강요하는 모습을 많이 목격한다. 창의적인 생각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혼돈을 직접 맞서게 해야 폭발적인 창발이 생겨난다. 골프 연습만 시켜 놓고 자유를 줬으니 창의적인 생각을 끌어내는 것은 무리다. 다른 쪽은 말살하고 한쪽만 살린다면 균형이 찌그러진 동그라미 모양을 하고 있다. 양극의 균형-혼란과 질서-을 위해서는 부족함을 알아낼 수 있는 자기 힘을 키워야 한다. 또 이 과정을 겪어야 성장이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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