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골프? 가짜 골프?
대학 교양수업으로 골프 강의가 있는데요,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습니다. 이유는 점수 받기 쉽다는 점, 사회 진출 전에 새로운 부분을 접한다는 점, 수업으로 골프 비용 부담이 적다는 점, 그리고 2박 3일 골프 캠프식으로 골프장을 가곤 했습니다. 학생은 좋은 추억과 골프 문화를 직접 경험할 기회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스크린 골프로 접근하기 쉽지만, 그때는 골프를 접하는 통로가 없어서 어려웠고 특히 20대는 더욱 쉽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스크린 골프가 없어서 골프 문화는 배우기가 쉬웠습니다. 수업을 통해서 배우니 기본이론부터 기술, 예절, 규칙 등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15주 대략 6개월 후에 골프장을 나가다 보니 기본적인 문화에 대해서 숙지하고 나가는 것이었지요.
예전 제 골프 수업 듣고 졸업 한 학생이 연락을 해왔습니다. 금융업에 취업했는데요, 직장의 모든 상사가 업무 이외에 만나면 골프 이야기만 하더라는 것입니다. 같이 모여서 골프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골프 용어가 나오는데 학교 수업에서 듣기는 들었는데 가물가물하더랍니다. 그래서 취업하고 골프와 용어를 다시 배우고 있다고 했습니다. 사회에 진출해서 교습을 받아보니 수업 때 열심히 안 해서 너무 후회된다고 하더군요. 그도 그럴 것이 사회에서 배우면 학생 때와는 달리 레슨비용과 사용료가 부담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연차를 써서 2박 3일 골프 캠프 가는데 함께 가고 싶다는 것입니다. 학생, 아니 초년생이 배우고 싶어 오겠다고 하니 당연히 오라고 했지요.
이 학생의 경우 교양수업, 직장 상사에게 배우면서 골프 문화에 대해서 잘 배웠습니다. 그때만 해도 프로뿐만 아니라 어른이 골프를 먼저 접하다 보니 기본 문화에 대해 알려주었지요. 배우는 사람이 고리타분하게 느끼겠지만, 저는 예절과 태도 그리고 기본 규칙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골프의 본질이라고 기본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골프 인기가 높아졌지만, 문화(예절, 규칙)는 형편없고 무서울 정도입니다. 골프 입문을 스크린으로 많이 하는 추세입니다. 스크린 골프는 게임을 하듯 볼을 한 명씩 칩니다. 나머지 사람은 그때 쇼파에 앉아서 담소를 나누거나 음식을 먹는 등 개인적인 일을 합니다. 하지만 골프 코스에서는 이 행동은 예절에 어긋납니다. 필드는 각자 자기 볼을 치러 가야 하는데 스크린으로 입문한 사람들은 한 사람만 볼을 치러 갑니다. 즉 스크린 골프에서 하는 행동을 그대로 합니다. 코스에서는 각자 자기 볼에 찾아 다음 샷을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누구도 그 지점에 대해 알려주거나 지적하지 않지요. 매우 심각한 골프 문화입니다. 달라진 문화 환경, 아니 골프가 가진 본질에 대해 적응하지 못하거나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골프 코스와 골프 스크린 문화는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골프는 사교 및 비즈니스 관계로 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사람들을 만나기 위한 목적입니다. 우리나라 골프 특성상 혼자 골프 코스를 나가지 못합니다. 그래서 더욱더 만남의 관계가 잘 이루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여러 사람이 모여 하다 보면 장점이 많습니다. 개인으로 나가는 것보다 단체로 예약을 하게 되면 비용이 약간 저렴합니다. 여럿이 모여 골프도 치고 행사를 하며 사회적 기능도 함께 발전했습니다. 바로 인간관계입니다. 하지만 요즘 드는 생각이 꼭 인간관계를 위해 골프를 해야 하는지 부정적인 생각도 듭니다. 어디든 양극의 조화로 인해 긍정과 부정이 있기 마련입니다. 예전 보다 보편화되면서 인원이 증가했지만 질은 낮아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험이 오래된 골퍼들은 이 말에 공감합니다. 시간, 날짜는 우습게 여기는 경향이 많아졌으며 골프장 안에서 규칙을 지키지 않는 골퍼가 대부분입니다.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이 벙커 정리입니다. 오죽하면 벙커에서 발자국에 들어가면 옆으로 옮기고 치라는 자체 규칙을 만들기도 합니다. 골프 규칙을 무시하고 변형시키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우리 삶은 관계를 맺으며 성장하고 사회 일원으로 살아갑니다. 관계를 맺기 위해 우리는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기본 인성과 소양이 필요합니다. 골프도 즐기기 위해 기본적인 상식이 존재합니다. 당연히 골프 기술을 익혀야 하고, 동반자가 볼을 칠 때, 소리를 내지 않거나 핸드폰은 무음으로 하고 통화를 하게 되면 멀리 떨어져 조용히 받는 등 다양합니다. 즉 규칙과 태도입니다. 와인, 미술, 음악 공부는 하면서 왜 골프 공부 안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와인, 음악을 모르면 소위 상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스포츠를 모르면 괜찮다는 생각이 팽팽합니다. 음악, 미술, 와인, 스포츠 등 꼭 알아야 세상을 사는데 편리하지 않습니다. 몰라도 상관없습니다. 그러나 시작했다면 기본 상식 정도는 자신이 공부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식이 아니라 기본 문화입니다. 기본을 알아야 안전하고 즐거운 스포츠와 예술을 즐길 수 있습니다. 교양 있는 척하지 말고 진짜 교양있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우리는 골프 전문가가 아닙니다. 지식을 전문인처럼 뽐내자는 게 아니고요. 또 전문인처럼 알고자 하는 게 아닙니다. 그냥 기본은 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정보가 그렇게 많은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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