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정락 Dec 31. 2022

골프 왜 해야 할까요?

골프 꼭 해야 할까요?

   


  위 질문은 질문 자체로 흥미롭습니다. 사실 우리는 질문을 많이 던지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사실 골프 하는데 누가 왜 골프 하냐고 묻습니까. 이 질문보다는 “언제부터 시작했어? 어디서 연습해? 머리는 올렸어? 클럽은 어떤 브랜드야? 재미있어?” 등 이런 걸 묻습니다. 주변에 골프 지인이 있다면 물어보세요. “골프 왜 하세요?” 이런 질문을 들은 적이 있는지 말입니다. 예상하건대 아무도 없지 않을까 아니, 거의 없다고 봅니다.     


  여러분이 책을 읽는다면, 어떤 질문을 받나요? “책을 왜 읽는지,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하는지,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지, 책에서 어떤 느낌(감동)을 받았는지”라는 다양한 질문을 쏟아내거나 받게 됩니다. 그리고 책을 통해 본질의 깨달음, 통찰과 안목, 시대의 흐름, 생각의 크기를 키우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자신의 일상생활에 적용해 실천하고 성장하기 위함입니다. 이 과정을 얻기 위해서는 치열하고 지독한 책 읽기가 필요합니다. 골프 왜 하는지도 대답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스포츠에 접근하는 자세는 남다른 차이가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운동한다고 하면 ‘재미있어? 효과가 있어? 살 빠져?’ 초점이 맞춰집니다. 헬스 및 걷기 운동을 하면 대게 다이어트와 건강이라고 짐작합니다. 또 초점도 재미에 맞춰져 있습니다. 독서와 공부에서 질문하는 것과는 괴리감이 보입니다. 골프 하는 목적인 ‘왜?’라는 질문은 하지 않을까요? 일선에서 골프를 알려주는 프로들조차 물어보지 않습니다. 단지 돈을 버는 수단으로만 바라보니 기술에만 한정된 절름발이 골프를 즐기는 것입니다. 위험한 종목의 스포츠를 한다고 하면 걱정이 섞인 안부의 질문이지 그 본질에 관한 ‘왜’를 묻지도 관심도 없습니다.   

   

  골프 입문 당시 “골프 왜 하세요?”라는 질문은 거의 듣지 못합니다. 이것은 경험을 통해 짐작할 수 있지요. 예전부터 지금까지 골프 한다고 지인에게 이야기하면 “잘했다. 더 일찍 시작했으면 좋았는데!, 그래, 머리는 내가 올려줄게, 같이 가자!”라고 합니다. 골프 하는 이유나 목적에 관해 물어보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실 저도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제 경우는 골프를 오래 할수록 기술(이론)보다는 본질이 중요하다고 깨달았습니다만 누구도 골프에 대한 본질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을 별로 본 적이 없습니다. 입문 과정을 살펴보면 지인의 소개로 같이 즐기기 위함이고, 사회적으로 직장 상사의 권유로 시작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즉 주변에서 다하는데 나도 배워야겠다는 강요 아닌 압박처럼 말이죠. 먼저 입문한 사람의 가장 무서운 말은 ‘작대기-골프클럽-들고 치면 돼, 별거 없어! 하다 보면 결국에 다 똑같아져.’입니다. 술자리에서 건배할 때 “인생 뭐 있어! 마시고 죽자!”라고 하는데요, 골프나 인생이나 별거 있습니다. 이런 말 하는 사람은 회피하고 경계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사실 그렇게 따지면 인생이고 골프고 뭐 별거 있겠습니까. 남 생각하지 않고 자신만의 굳어진 원칙을 강요해 골프 문화의 생태를 파괴해 버립니다. 안일한 접근은 규칙과 태도 그리고 관계는 뒷전이고 점수의 몰입해 자신만의 문화를 향연 합니다. 자신의 본성을 감춰보려고 두꺼운 짙은 화장, 즉 가면(페르소나)을 써보지만 내면은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됩니다. 이유는 긴 시간 동안(4~5시간) 경기를 통해 인간 본성을 자극하는 사건이 계속 도사리고 있어 진실한 속마음을 감추기 어렵습니다. 볼이 안 맞거나, 내기에서 돈 잃게 되면 감정이 이성을 먹어버리면서 곧바로 인간성이 튀어나옵니다. 대표적으로 자기 잘못을 캐디에게 뒤집어씌우거나, 막말하거나, 화를 내며 규칙도 자연스럽게 어깁니다. 자기 볼이 안 맞는다고 꼴값잖은 행동을 하는 거죠. 기회가 되면 동반자를 가만히 관찰해보세요. 한심스럽고 기가 막힌 행동을 스스럼없이 합니다. 저는 나쁜 골프, 골퍼라고 말하는데요, 동반자의 무례한 행동은 경기를 망칠 뿐만 아니라 다른 팀에게도 피해를 주게 됩니다. 골프는 배려의 게임입니다만, 너무 안일하게 골프 치는 사람까지 배려하면 상대를 버리게 됩니다.  

   

  골프의 본질과 왜 골프를 하는지 자각해야 합니다. 연습장에서 무턱대고 70~80분 동안 볼 700~1,000개를 치면 뭐 합니까. 단지 노동일뿐이고 나름으로 열심히 한 대가는 몸만 여기저기 아픕니다. 자신이 골프선수 할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우선 왜 연습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이 연습 과정을 통해 무엇을 얻을지 깊은 사유가 필요합니다. 연습을 통해 코스에서 낮은 점수로 돈을 챙기는, 즉 내기 골프가 목적이 되면 안 됩니다. 힘든 연습 과정에서 나 자신을 점검해야 합니다. 즉 연습을 위한 횟수, 시간, 방법은 잘 지키고 있는지 말입니다. 이 우선순위를 정해 자신을 일상을 계획하고 판단하고 실행해 나갑니다. 어떤 날은 연습을 많이 하고, 한동안 연습 안 하고 이 패턴으로는 골프뿐만 아니라 어떤 일도 잘할 수 없습니다. 즉 연습과 실전에서 자신의 검열, 노력, 판단, 성찰을 통해 나를 키워야 합니다. 여러분들도 잘 알다시피 연속성, 지속하는 힘을 가져야 성장하게 됩니다. 아주 단순한 진리입니다. 사람들은 단순함을 알고 있지만, 일상의 복잡함으로 간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복잡함을 위해 비워야 하는데 혼란만 일어나고 질서를 잡기 못합니다. 그래서 혹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위에서 말했듯 선수도 아닌데 적당히 하지 굳이 열심히 할 필요 있겠어! 지당하고 백번 옳은 말씀입니다. 근데 왜? 점수에 연연해서 볼이 안 맞는다고 씩씩거리나요? 규칙도 어겨가면서 같이 치는 사람들 불편하게 말입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골프는 직업이 아니니 대충해도 점수가 잘 나와야 한다는 거지 같은 성격은 버려야 합니다. 이 사상을 가진 사람이라면 꼭 의심해야 합니다. 골프, 독서, 공부 잘하는 방법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인생에서 골프를 꼭 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우주, 인생이 돌아가는 시스템은 비슷합니다. 즉 자연의 섭리, 이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볼테르는 역사가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반복된다고 말했습니다. 과거, 현재에 성공한 사람의 사례는 비슷해 보입니다. 그럼, 시스템이 비슷하다면 어떤 사람이 성공할까요?


#골프 #본질 #배려 #점검 #검열 #판단 #볼테르 #연습 #질문 #목적

매거진의 이전글 교양인으로 접하는 골프 문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