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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비법을 전수한다.

기술 비법은 헛소리

by 김정락

저는 책을 읽으면서 답답함을 느끼거나, 운동하면서 고통스러움을 느끼거나, 글을 쓰면서도 주제가 없어 괴로움을 느끼는데요,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막혀 있는 느낌을 받으신 적이 있으신가요?


우리는 살면서 정체된 느낌을 시시각각 받습니다. 지금 하는 일은 잘하고 있는지, 아니면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외부 감각의 흐름으로 흔들리게 마련입니다. 불안과 불신으로 자신에게 생긴 씨앗을 빼내려고 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됩니다. 우선 자신을 믿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 됩니다. 무슨 일을 하든 자신감을 잃게 되면서 자기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잘해야 한다는 힘든 상황에 꽂혀 일을 멈추고 감각적인 생각만 하게 되고 분석만 하게 됩니다. 자신이 잘하고 있어도 감각으로 둘러싸여 이성적 사고가 마비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최악은 자신이 잘하는지 못하는지도 모르고 우왕좌왕하면서 현실을 외면하고 허황한 망상을 찾으려 합니다.


두 번째는 우리는 첫발을 내딛으면서 첫날부터 완벽하기를 바랍니다. 생각해 보세요. 처음부터 잘 해내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어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단지, 첫 시작은 하루의 루틴을 했는지 아니면 안 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새벽 5시 기상과 함께 독서를 계획했다면 일단 일어나서 책상에 앉아야 하고 책을 펼치는 것이 시작입니다. 책 내용과 작가 생각의 이면을 파악하고 글을 쓰는 단계가 아닙니다. 오롯이 일어나서 책상에 앉는 것이 제일 먼저 되어야 합니다. 골프로 비춰 보면 배우기로 마음먹었으면 말이 필요 없습니다. 무조건 연습장에 가는 겁니다. 잘 치기 위해 연습량과 특별한 훈련 방법은 지금 당장 필요 없습니다. 새벽 기상과 독서와 그리고 골프도 마찬가지입니다. 지킬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은 그냥 그 시간에 일어나고, 책을 펼치고, 연습장에 가면 됩니다. 무엇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하지만 사람들은 며칠하고 힘들면 핑계를 찾기 시작합니다. 새벽 기상이 어렵고, 책 읽기가 어렵고, 재미가 없고, 몸이 아프다고 말입니다. 아니 처음엔 당연한 것 아닙니까. 얼마나 됐다고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재미있고 잘하기를 바랍니까. 이것이 자기 오만이고 자만입니다. 자신이 얼마나 뛰어나다고 처음부터 완벽하기를 바랍니까. 안 쓰던 근육을 쓰려고 하니 적응하기 위해서라도 고통과 시련이 오는 게 맞습니다. 근육 단련을 해보신 분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근육의 고통을 느껴야 단련되고 지방이 빠지면서 단단한 근육이 생깁니다. 우리는 정신과 육체 그리고 영혼의 근육, 곧 이성을 단련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삶은 힘들고 고통스럽습니다. 혼란하고 그 와중에 질서를 잡고 질서 속에서 혼란을 겪는 게 세상의 원리입니다. 이 시기가 자신에게 온 정체된 시기이지요. 오히려 우리는 이 과정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왜냐하면 자신을 한 단계 발전시키기 위한 시간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우리는 어려운 길보다는 쉬운 길, 편안한 길을 선호하고 선택하려고 합니다. 저 역시 그런 삶을 살아왔지요. 안락한 길만 걷고 원하다 보니 속 빈 강정이 되어있습니다. 곧 알맹이가 없는 거죠.


바닷가재는 연하고 흐물흐물한 동물인데요, 아주 단단한 껍질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 딱딱한 껍질은 절대 늘어나지 않습니다. 그럼, 어떻게 자라는 것일까요? 바닷가재가 계속 커갈수록 점점 더 조여온다고 하는데요, 압박을 받고 불편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들은 포식자로부터 안전한 바위 밑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자신의 껍질을 버리고, 새로운 껍질을 만듭니다. 이때 또 성장하면서 새 껍데기도 불편해지겠지요. 그러면 또 바위 밑으로 들어가면서 이 과정을 셀 수 없이 반복하게 된다고 합니다. 바닷가재가 계속 자랄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 것은 불편함을 느껴서입니다.

바닷가재에게 의사나 비법을 알려주었다면 그들을 절대로 자랄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불편함을 느끼자마자 근거 없는 비법을 전수하거나, 신경 안정제를 처방받아 먹고 안정을 취했기 때문이겠지요. 그럼, 절대로 자신의 껍데기를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깨달아야 하는 것은 혼란, 정체성, 스트레스, 어려움, 고통이 일어날 때 여러분이 성장할 때가 됐음을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이 시련을 제대로 이용하면 그것을 통해 성장할 수 있습니다.


골프 배우는 사람들은 연습하면서 “이 어려운 운동을 왜 배워서 스트레스받는지 모르겠다.”라며 불만 불평합니다. 그래서 골퍼들은 스트레스, 정체된 불안한 마음을 털어버리기 위해 비법, 비결을 찾아 헤맵니다. 이런 문구에 흔들립니다. “골프 한 번에 끝내는 비법, 프로도 모르는 비법 전수, 골프 비밀 대방출” 등 심리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는 골프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목격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사람들은 원리보다는 편안한 방법을 추구한다는 말입니다. 단언컨대 비법, 비밀, 특별한 방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인생의 원리, 골프의 원리도 똑같습니다. 차근차근히 한 단계 한 단계 밟아가야 발전하게 됩니다. 아마 이것을 모르는 분들이 없습니다.


그러나 막상 자신이 그런 일을 닥치면 자신도 모르게 비법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저도 그래왔습니다. 불안함과 실패하면 안 되는 강박으로 조급해지면서 이성보다는 감각에 의존하게 되면서 나락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처음 시작하거나 중도에 정체가 된다는 말은 더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이 과정을 이성적으로 자신을 잘 봐야 엉뚱한 짓을 하지 않습니다. 정체된 시간이 있어야 한계를 넘어서게 됩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부분은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만 합니다.


자신이 어느 방향으로 쏠려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곧 자기 파악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덜 치우친 한쪽 극에 먹이를 집중적으로 줘서 그쪽을 키워 다른 한쪽 극이 작아지게 됩니다. 그럼,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둘이 같이 갈 수 있습니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씨앗을 빼내지 말고 새로운 좋은 씨앗을 심어 기존 씨앗을 작게 만들 수 있습니다.


기술, 방법은 내가 어느 정도 훈련이 이루어진 후에 가능합니다. 기본 훈련기간이 튼튼하게 잡혀 있을 때 방법이나 비법이 착 달라붙어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지요. 물론 이 정체된 시기에 잠시 잠깐 통하는 것이지 지속적이지 않습니다. 우리는 원리, 세상의 이치를 따라야 우리는 내외적으로 전체 부피가 커지고 밀도도 단단해집니다.


#비법 #바닷가재 #비밀 #정체성 #혼란 #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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