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트, 재치, 해학, 웃음
유머러스한 사람은 어딜 가든지 모든 사람이 좋아한다. 특히 여성들이 유머 있는 남자를 이상형으로 생각한다고 하니 우리 삶에 웃음은 빠질 수 요소 중 하나다. 단지 웃기는 행동 하나 때문만은 그런 것은 아니다. 위트, 재치 있는 사람은 유연한 사고를 한다. 그들은 머리가 똑똑해 순간 대처 능력이 좋다(개인 생각이다). 또 장난기는 여유에서 나오는데 그만큼 내공(지식)이 쌓여 있다는 이야기다. 한편 자칫 무리하게 기지(機智)를 잘못 부리면 기지(基址)를 잃게 된다. 즉 자신이 쌓은 올린 기초의 근본이 무너진다. 상황에 맞지 않은 재치는 무례하고 무지한 사람으로 보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가끔 자신이 유머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즉 주변에서 재미있다고 하니 더욱더 웃기려고 발광한 사람들. 그 사람의 웃음은 위트, 재치, 해학이 없다. 단지 추억팔이와 천박한 이야기로 짜여 있다. 그걸 재치라고 생각한다.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했던 이야기의 무한 반복이다. 다른 사람은 웃긴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이제 나는 지겹다. 그 이야기의 웃음에는 공허함, 허망함, 생존함, 인정과 관심 욕구로 가득하다. 들으면 들을수록 신나는 게 아니라 기운을 뺏어가 간다. 웃음에는 삶이 묻어나와야 재치가 있을 뿐만 아니라 인생을 담고 있다. 자신의 사욕으로 채워진 해학은 누구도 공감하지 않는다. 상대의 오점을 지적하거나 비방하는 행동일 뿐이다.
탈학습, 한나 아렌트의 사유 방식에서 “재치 있는 어떤 사람의 웃음은 멀리 동떨어진 것들을 연결시켜준다.”라고 했다. 앞서 이야기했듯 재치 있는 사람이 유연한 사고를 했음을 나타낸다. 유연한 사고는 말랑말랑하고, 고정된 관념과 생각은 딱딱하게 굳어있다. 두 생각에 지식 또는 경험을 한 숟가락씩 넣으면 말랑말랑 사고는 흡수를 빠르게 잘 받아들인다. 잘 받아들인 지식 또는 경험은 이해되고 실천으로 옮겨 체화된다. 발현된 지식과 경험은 익숙해져 공간을 만들어 외부에서 지식과 경험이 들어와도 정신과 육체의 빈틈을 메우게 된다. 유연한 사고를 갖는 사람은 계속 지식을 쌓고 성장해 나가는 이유다. 그러나 고착된 사고에 지식과 경험을 한 숟가락 아니 한 트럭으로 들입다 부어도 딱딱하게 굳은 생각에는 흡수되지 않고 흘러내리게 된다. 고정된 사고는 우선 깨부수고 야들야들해진 후에 흡수된다.
유연한-말랑말랑-사고 속에는 단단함이 존재하고, 고착된-딱딱한-사고 속에는 보드라움을 갖고 있다. 모든 사물이 한쪽으로 치우쳐있지 않는다. 한 사람 안에 두 성질은 공존하게 마련이고 유연한 사람은 상황 대처가 좋을 뿐만 아니라 타협하지 않아야 하는 부분에서는 단호하다. 즉 자기 과업, 가치, 꿈에서 말이다. 고정된 관념을 가진 사람은 반대 경향을 보인다. 타인과 상호작용해야 할 대목에서는 뻣뻣함을 갖고 정작 타협하지 않아야 하는 부분에서는 쉽게 무너진다. 자신의 무지에 관해서는 인지하지 못하고 규칙, 법칙은 지켜야 하지만 방해가 된다면 너무나 당연하듯 어긴다. 이것을 유연한 사고, 임기응변이라고 착각을 한다.
재치 있는 사람을 보면 그 부분을 닮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 즉 재치를 배우고 싶어 한다. 순간 대처, 임기응변을 배우기는 쉽지 않겠지만 지식을 쌓는다면 지금 내가 말해야 하는 타이밍일지, 아니면 하지 말아야 할지 타이밍을 배우고 알아챌 수 있다. 웃음의 방법, 비법을 배우는 게 아니라 일단 말을 할지 말지를, 그리고 어떻게 말하고, 어떤 말을 해야 하지 판단하게 되면 최소한 억지웃음, 천박한 웃음을 만들지 않는다. 우리가 꼭 웃음을 만들기 위해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말속에 해학이 묻어나오면서 진실한 웃음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된다. 이 과정은 일부러 과장되게 웃기려고 하는 사람은 절대로 이해 하지 못한다. 자기의 무지(무식)를 모르기 때문이다.
웃음은 사람을 무장 해제시키는 효과가 있다. 사람과 사람을 매끄럽게 연계해주는 윤활유 같은 매개체다. 즉 딱딱한 분위기를 녹여주는 역할을 한다. 사람이 이완되면 사고를 확장하게 시키고 연결하면 창작물을 생성한다. 엉뚱하고 자연스러운 행동에서 웃음이 나오고 창의적인 발상이 나온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나도 엉뚱한 행동(안 하던 짓)을 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 남들과 이야기하는 게 망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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