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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모 Nov 05. 2019

힘들어도 그건 아니야.

카페에 있는 글을 쓰는데, 임용고시 스터디그룹이 모였다. 각기 다른 지역들의 임용고시 경쟁률을 이야기하다, 요즘 선생되는 일이 너무 어렵다며 하소연을 시작했다. ‘사는 게 참 힘드네’라며 측은지심이 들 때, 한 사람이 자기가 시간제 교사때 장애인 전형으로 합격한 사람들과 함께 일했는데, 별로 장애인 같지 않고 뭐 자신과 신체적 큰 차이도 없는데 장애인 전형으로 자신들보다 쉽게 임용고시에 합격했다며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다른 이들도 맞다며 실제로 장애인 전형 신청하는 사람들이 귀가 조금 안들리거나, 시력이 조금 안좋거나, 허리가 디스크가 있는 사람들이 태반이기에 그런 사람들이 장애인 전형에 지원하는 것이 맞냐며 언성을 높였다. 요즘 디스크 하나 없는 사람이 어딨냐는 말이 참 귀에 쏙쏙 들어왔다. 이번주 골반이 아프던데 병원가봐야지.


그러다 신체 장애뿐만 아니라 정신 장애도 장애인 전형이 되냐는 물음에 처음 말이 꺼낸 사람이 그건 모르지만 정신 장애는 일하기 싫은 사람이 회사 고만둘 때 쓰는 방법이 아니냐며 설마 정신 장애가 있는 사람이 교사를 해도 되겠냐는 식의 농담을 던졌다.


공부가 힘든가보다. 근대 자신의 힘듦을 더 약한 사람을 혐오하는 방식으로 해소하는 꼴을 보자니,말문이 막힌다. 이제 한달도 남지 않은 2019임용고시를 보고 합격한 이들은 교사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일년이 지나면 학교를 발령받아서 반을 담당할 것이다. 그 학생들은 무슨 말을 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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