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길을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이 회차는 신기(神氣)가 있거나 신병 증상으로 고통받는 이들, 그리고 신내림이라는 무거운 선택 앞에 선 이들을 위한 질문들입니다.
답변: 결론적으로 말하면 신병은 나를 단련시키는 고통이라면, 정신질환 혹은 빙의는 주변 사람까지 파괴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신병이 일어나는 원인은 신령님의 강림으로 인해 내 몸의 주인이 바뀌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영적 마찰 때문입니다. 내림굿에서 신이 제대로 좌정한다는 것은, 제자가 온전히 자기 자아를 내려놓고 몸주신을 모시는 상태를 말합니다. 인격체인 인간이 신령님을 받아들이는 일은 전인격적인 변화이기에, 육체적 통증은 물론 정신적인 방황과 이유 없는 풍파가 반복되는 것입니다. 신내림을 받고도 증상이 반복된다면 그것은 신령님의 합의와 좌정이 제대로 안 되어서 그렇습니다.
진짜 신령님은 함부로 마음을 내주지 않습니다. 인간을 온전히 믿지 않으시기에, 자신의 위엄으로 한 인격을 바닥까지 몰아붙이고 나서야 비로소 "내가 누구다"라고 실체를 드러내십니다. 신병에 대한 판단은 신가리(영적 분별)를 해주는 훌륭한 신스승을 만나는 게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본인 스스로의 자각이 우선입니다. 큰 무당이 되는 길은 그만큼 신령님의 위대함을 감당해야 하기에 제자는 매일 기도하며 인격을 수양해야 합니다. 속물이 되지 말고 신령님의 공수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대부분의 강신무가 비슷한 고통을 겪는데, 보통 인다리(人다리)라고 해서 신을 거부하면 주변 사람을 치기도 합니다. 이는 참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무조건 두려워하며 거부만 하지 말고, 정신을 차리고 이 증상을 냉철히 돌아봐야 합니다. 신을 받는 사람들 대부분은 무당도 굿도 모르던 평범한 이들입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나도 모르게 공수를 내뱉거나 남들이 못 보는 것을 보고, 조상님의 품을 느끼는 등 끊임없이 신호를 받았을 겁니다. 다시 말하지만 신병은 내가 겪는 영적인 과정이지, 남을 해치지 않습니다.
반면 정신질환은 단순한 질병으로만 봐서는 안 됩니다. 흔히 마음의 감기라고도 하지만 빙의, 즉 귀신들림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단순히 약 먹고 상담받는다고 낫는다? 이것이 서양의학이 가진 한계입니다. 운동선수들의 입스(Yips)나 단순한 슬럼프라면 약물이나 상담이 통하겠지만, 의지의 주체가 악귀나 원한령일 경우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이들은 숙주를 파멸로 이끌기도 합니다. 인연 있는 영가는 얼르고 달래서 천도하면 되지만, 물귀신 같은 악귀들은 쉽지 않습니다. 악귀를 불러들일 만큼 본인의 마음 상태가 탁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유유상종이라고 하죠. 내 주파수가 악귀와 맞으면 서로를 끌어당깁니다.
귀신 이야기를 하면 실제로 귀신이 옵니다. 그래서 분신사바 같은 것을 장난으로 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호기심에 귀신을 부르는 행위는 금물입니다. 분신사바를 제지하던 한 학생은 꿈에 귀신이 나타나 "다시 훼방 놓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을 들었다고 합니다. 90년대 유행했던 이 장난으로 자살하거나 미쳐버린 사람이 상당히 많습니다. 보통 귀신이 잘 붙는 부류가 있습니다. 주변이 지저분한 사람, 생활 패턴이 어지러운 사람, 마음이 삐뚤어지거나 남 욕하기 좋아하는 사람(악플러), 게으른 사람입니다. 일상이 건강하지 못한 이들은 주체성이 없기에 귀신의 먹잇감이 됩니다. 또한 이들은 선무당의 먹잇감이 되기도 합니다. 귀신 들려 제멋대로 신당을 차리고 촛불 켜며 점사를 보는 이들이 가짜 무당을 만나면 내림굿 사기를 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답변: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신기가 강한 민족이라 70% 정도는 예감이 뛰어납니다. 국토의 70%가 산이라 기운이 응축되기 쉽고, 그에 따라 영적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니 이 작은 땅에 재능 있는 사람이 왜 이렇게 많냐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지요. 꿈과 예지력은 일반인도 탁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의 팔자는 기운의 무게부터 다릅니다. 진짜 제자는 설레발치지 않습니다. 신기가 있다고 함부로 떠벌리거나 공수를 준다며 건방 떨지 않습니다. 그런 잔재주로 사람을 혹하게 하는 이들이 바로 선무당입니다. 굿 하나 집전 못 하고 푸닥거리나 하는 이들이 가짜 무당인 거죠. 신의 제자는 인격 수양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유명한 무당들을 보십시오. 사람을 영적으로만 판단하는지, 아니면 있는 그대로를 보는지. 건강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 없다는 말처럼, 건강한 사람에게는 무당도 굿도 필요 없습니다. 꿈 좀 맞힌다고 무당이 되는 게 아닙니다. 이 길을 가려면 없는 과거까지 꿰뚫어 볼 정도의 영적 깊이가 있어야 합니다.
답변: 강림의 원리를 안다면 눌림굿이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이해하실 겁니다. 물론 [무당을 사랑한 목사]를 쓴 분은 다르게 생각하는 것 같지만, 그 책에 나오는 무당들은 대개 허주(가짜 귀신)에 들렸거나 선무당이었습니다. 허주도 용하다는 소리는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신령님의 제자는 인간적이고 따뜻해야 합니다. 굿이 전부가 아니며, 굿으로 해결 못 하는 세상일도 많다는 것을 솔직히 말해야 합니다. 제대로 된 제자가 되는 길은 고되겠지만, 그 공덕은 남다릅니다. 무당이라고 무조건 힘들기만 한 게 아닙니다. 제 역할을 하는 제자들은 신령님이 다 먹여 살려주십니다. 자영업과 비슷해서 실력과 공력에 따라 충분히 자부심을 느끼며 살 수 있는 일입니다.
강신이 결정되었다면 그것은 선택받은 소명입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신령님은 더 나은 삶으로 보답해 주십니다. 조금 외롭더라도 재가집들이 잘되는 것을 보면 이만한 보람도 없습니다. 앞으로 목사의 역할은 줄어들고 무당의 역할이 커질 것입니다. 이미 무당집을 찾는 이들의 90%가 교회 다니던 분들입니다. 답답한 영혼들을 구제하는 일이 어찌 잘못된 일입니까. 받아들이면 평범하게 삽니다. 무당도 커피 마시고, 월요병 겪고, 여행도 다니며 집도 사고 차도 삽니다. 굿이 잡히면 야근하듯 성실히 일합니다. 허주가 아니라 강림하는 신령님의 신가리만 잘 된다면, 제자는 마땅히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답변: 허주는 사람의 거울입니다.
굿할 때 새로 오는 게 아니라, 그동안 내 안에서 주인 행세하던 잡신들이 신인 척하는 겁니다. 신장대 들려보면 주저앉고, 방울과 부채 주면 벌벌 떱니다. 신령님들의 위엄 앞에서 감히 신 행세를 못 하는 것이죠. 허주를 방지하려면 좋은 선생을 만나야 합니다. 이 또한 인연법입니다. 허주에 휘둘리는 사람들을 보면 대개 태도가 건방지거나 행동거지가 바르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서 선생 탓만 하며 판단질을 합니다. 일반인의 눈으로 가짜를 구별하려면 무당의 태도를 보십시오. 신스승 또한 인간적이어야 하며 나를 바르게 가르칠 수 있는 분인지 봐야 합니다. 본인 스스로 좋은 스승을 만나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해야 합니다. 설령 그릇된 선생을 만나더라도 결국에는 끊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제자의 길에 시행착오는 당연한 과정입니다.
답변: 본인 스스로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자기 인생이 걸린 문제이니 카페도 가입해 보고 유명한 선생들도 직접 찾아가 보십시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신령님이 알아서 해주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금물입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습니다. 수억 원대 부동산 계약을 한다는 마음으로 정신 바짝 차리고 스승을 찾아야 합니다. 정성이 닿으면 반드시 인연을 만나게 됩니다.
답변: 겁박부터 한다면 무조건 "에이 재수 없어!" 하고 나오십시오. 굿 안 한다고 망할 집안이면 굿 해도 망합니다. 권력자나 재벌들이 몇억 원짜리 굿을 해도 몰락을 막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망한다는 소리를 들으면 집안에 무슨 일이 없는지 차분히 살피면 그만입니다. 자식도 없는데 자식이 죽는다고 하는 건 보나 마나 거짓말입니다. 선무당은 수습하지 못할 말을 함부로 내뱉습니다. 무당이 모든 걸 맞춘다면 신이지 인간이 아닙니다. 50%만 맞춰도 훌륭한 겁니다. 신병의 절박함을 이용해 돈을 갈취하는 이들에게 속지 마십시오. 다시 말하지만, 부동산 계약하듯 냉정하게 접근하고 아니다 싶으면 미련 없이 나오십시오.
답변: 영업 비밀이라 조심스럽지만, 사실 내림굿을 해주는 무당에게 큰 이득이 남는 경우는 드뭅니다. 보통 2,000~3,000만 원 정도가 드는데, 열두 거리 굿을 위한 무복, 제물, 악사들, 돕는 무당들의 인건비 등 실비가 상당합니다. 이북굿의 경우 하루 만에 끝나지도 않으며 제자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준비해줘야 합니다. 또한 제자를 내면 스승은 한동안 자기 공력이 분산되어 점사도 못 보고 제자 교육에만 매달려야 합니다. 제자가 자립할 때까지 기도 터를 돌고 실전을 가르치는 과정이 포함된 비용입니다.
문제는 이를 이용해 제자를 부려 먹거나, 심지어 성적인 요구를 하는 파렴치한 자들입니다. 제가 진짜는 1%라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신의 제자라는 자들이 서로의 몸을 탐하는데 거기서 무슨 공수가 나오겠습니까. 그런 자들이 자기 빚 갚으려고 억지로 굿을 시키는 겁니다. 다 허주입니다. 굿 비용의 근거를 당당히 물어보십시오. 화를 내는 곳은 피해야 합니다. 정직한 스승이라면 충분히 설명해 줄 것이고, 그 수고를 안다면 비용이 아깝지 않을 겁니다. 다만 설명하면서도 사기 치는 자들이 있으니 항상 정신 바짝 차려야 합니다.
답변: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내림굿 이후 마음은 편해질 수 있으나, 그때부터가 시작입니다. 주(主)신이 완전히 좌정하기까지 수련이 필요합니다. 신당 관리, 기도법, 무복과 신물(神物) 다루는 법, 점사 보는 법 등 배워야 할 게 산더미입니다. 그래서 도제식 교육이 필요한 겁니다. 현실적인 어려움은 단연 경제적인 부분입니다. 큰 빚을 지고 시작하니 고달플 수밖에 없지만, 신령님은 제자를 굶기지는 않으십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 3년 정도는 밑바닥부터 고생하며 배워야 합니다. 굿판에서 수발들며 연명하는 그 기간이 바로 신령님이 제자를 시험하는 시기입니다. 이 과정을 거쳐야 남의 돈 귀한 줄 아는 진정한 제자가 됩니다. 3년 뒤 솟을 굿을 하며 그간의 한을 풀 때, 비로소 영발이 최고조에 달하는 진짜 제자로 거듭나게 됩니다.
답변: 강림하는 신의 줄력을 인위적으로 끊는 방법은 없습니다. [무당을 사랑한 목사]는 가능하다고 하지만, 그건 가짜 무당들의 경우였습니다. 신령님의 명을 인간이 막을 수는 없습니다. 영화처럼 기도 몇 번으로 될 일이 아닙니다. 잘못 건드리면 퇴마 하려던 사람에게 귀신이 옮겨 붙기도 합니다. 신당을 함부로 부수면 벌전(신의 벌)을 받습니다. 제대로 퇴송(신령님을 보내드리는 의식) 하기 전까지는 모셔야 하는 운명입니다. 이를 '빌어먹을 팔자'라 비관하기보다,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는 제자로 받아들여 보람을 찾는 게 현명합니다. 무당은 단순히 맞추는 기계가 아니라, 영적인 고통을 받는 이들의 상담가이자 조력자가 되어야 합니다.
답변: 가정집에 신당을 모셔도 아무 문제없습니다. 사회적 시선이 두려울 수 있으나, 본인이 바른 무당이라면 이웃들이 먼저 알고 찾아올 것입니다. 무당은 사회 속에서 아픈 사람들과 함께해야 합니다. 신령님이 보여주지 않는 것을 억지로 보는 척하며 사기 치면 안 됩니다. 무당은 때로는 언니, 누나, 형처럼 친근한 조언자가 되어야 합니다. 게으른 손님에게는 공수가 아니라 상식적인 질책도 할 줄 알아야 하죠. 참된 신령님은 산속에 숨어 계시기보다, 사람들 사이에서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길 원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