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이에살다 Aug 31. 2023

딸에게서 배우다.

인류의 오랜 지혜 / 야훼가 아브람을 부른 이유

별들이 빛나는 어느 날 밤입니다. 야훼라는 신이 아브람을 불렀습니다. 인류의 오랜 지혜는 신이라는 존재로 드러나기도 합니다. 야훼는 아브람에게 말합니다 "너를 축복하는 자를 내가 축복하고 너를 저주하는 자를 내가 저주할 것이다. 땅의 모든 민족너를 통해 복을 받을 것이라" 이런 야훼를 보면서, 신이라고 하는 분이 이렇게 좁아터져서 어떻게 하나 하며 중얼거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딸아이와 대화하던 중 야훼의 마음을 깨달았습니다.


딸 : 아빠, 다녀왔어요?
       나도 어린이집 잘 다녀왔어요.

나 : 그래. 그래. 오늘도 친구들이랑 놀았어?
        아빠가 친구들에게 맛있는 쿠키를 줄까?

딸 : 응! 그런데 OO는 빼고!

       OO 이는 친구들을 괴롭혀.
        나를 꼬집었어.

         장난감도 저 혼자만 가지고 놀아.

나 : 그랬구나.

        그러면 OO에게는 쿠키를 줄 수 없겠네~
       아빠가 가서 혼내주어야겠네

딸 : 아니야, 아니야. 내가 생각해 보았어.
       OO는 마음이 아픈 것 같아.

       내가 OO랑 잘 놀아볼게.
       OO에게도 쿠키를 줘!

나 : 그래, 그래. 그게 아빠의 마음이야.

       우리 딸 기특하다!
       아빠는 친구들 모두에게 쿠키를 다 주고 싶어.
        그러니 친구들이랑 잘 놀아요~ OO랑도!



"너를 축복하는 자를 내가 축복하고 너를 저주하는 자를 내가 저주할 것이다. 땅의 모든 민족이 너를 통해 복을 받을 것이라" 이를 이렇게 해석해 봅니다. 아브람아! 온 사람들과, 만물들과 잘 지내라. 서로 축복하며 살아가라. 그래서 내가 너에게 주는 수많은 선물들을 나누며 살아라. 이게 나의 뜻이다.


인류의 오랜 지혜는 더불어 살기를 말합니다. 더불어 사는 건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창조의 작업이지요. 고대 중동에서 복에는 창조라는 뜻도 있다고 합니다. 더불어 살 때 마냥 쉽고 재미있지만은 않습니다. 온갖 갈등도 있고, 아픔도 있고, 이리저리서 큰 소리들이 납니다. 미워도 어찌 그리 미운지.. 그런데 그 과정을 통해 인간은 더불어 사는 법을 배워갑니다. 창조해 가는 거죠. 이를 오래된 지혜가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가정, 마을, 우리나라, 세계를 볼 때 더불어 사는 지혜가 필요한 듯합니다. 갈등  없는 사회는 없지요. 그 갈등 가운데 파국의 길로 들어서지 말고, 그 속에서 사려 깊고 성숙해져서 공생의 길로 들어서라는 오랜 지혜를 되새겨봅니다.

작가의 이전글 원자폭탄과 정치(2) : 왜 미국은 일본에 투하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