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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연구원 Apr 02. 2021

1화 장난감 속 위험물질

선물 받은 중고  블럭에 흠뻑 빠져 밤새도록 놀던 날

 언젠가 아이에게 줄 어린이날 선물을 사기 위해 마트와 장난감 파는 가게를 찾아 반나절을 헤맨 적이 있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미리 선물을 준비 못 한 탓에 어린이날 당일에 없어서 못 판다는 그 인형을 구하기 위해 여러 곳을 돌며 전전긍긍했던 기억이 또렷이 난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워킹맘 시절 항상 아이에게 엄마로서 부족한 것 같은 죄책감에 사로잡혀 어떻게든 아이가 갖고 싶어 하는 장난감을 구해주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아이가 크면서 자연스럽게 경험치가 쌓이고 어느새 초보 엄마 딱지를 떼고 나니, 지금은 절대 그런 기준으로 장난감을 사주지 않지만, 그 당시에는 다가오는 어린이날이 두렵기까지 할 정도였다. 

 또, 이러한 어린이날 외에 아이가 점점 크면서 해마다 돌아오는 아이의 생일 또는 크리스마스 등의 기념일에 이제는 집에 한가득 쌓여있는 장난감을 보고 있자니, 나름의 꼼꼼한 기준으로 사주더라도 이렇게 계속 한없이 불어나는 장난감을 반복해서 사주는 것이 맞는지조차 헷갈리는 시기가 찾아왔다. 

 옆집 아이가 가지고 노는 요즘 누구나 하나씩은 꼭 갖고 있다는 그 장난감을 사주는 게 맞는 건지? 아니면, 집에 있는 장난감과 내 눈에는 똑같은 장난감이지만 아이의 뜻을 존중해 아이가 갖고 싶어 하는 장난감을 사주는 게 맞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혼돈의 시기가 시작된 것이다. 

 대형할인점이나 장난감 가게에서 즐비하게 진열된 장난감 앞에서 꼼짝하지 않고 떼를 쓰며 사달라고 울기 시작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바로 이런 시기가 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아이의 장난감을 고르는 가장 큰 기준을 무엇이어야 할까? 아이의 선택에 맡겨 만족감을 주는 것이 옳은 것일까? 아니면 아이의 나이와 특성, 흥미 등을 고려하는 부모의 기준으로 선택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실제 8세 미만의 자녀를 둔 주부들 대상으로 완구 또는 교구 구매에 대한 소비자 인식조사를 살펴보면, 완구 또는 교구 선택 시 아이의 연령대와 교육적 효과, 안전성 문제 등의 순서를 가장 중요하게 여겼고, 가격 문제는 우선적인 고려대상이 되지 않았다. 

 또한, 제품 속에 포함되어 있을지 모르는 유해 물질이나 경고 문구 등의 표시는 장난감 구매 선택의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우리 아이 장난감과연 안전할까?


 장난감은 사용 나이에 따라 3세 미만 대상의 영유아 완구, 3세 이상 8세 미만 대상의 어린이용 완구, 8세 이상의 어린 학생용 완구로 크게 구분되어 진다. 또한, 기능 및 특성에 의해 블록 완구, 교육용 완구, 조립 완구, 승용 완구, 역할 놀이 완구 등 그 종류도 무척 다양하다. 그런데 이렇게 아이들의 두뇌 발달과 창의력 발달에 도움이 되는 장난감은 매년 급속도로 그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저가 수입 완구의 등장, 불량완구 등의 이유로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성장 및 발달과정에 있는 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민감하며, 3세 미만의 영유아의 경우 물고 빨고 하는 구강 행동으로 인해유해 물질로부터의 노출 위험이 커 이에 관한 연구 조사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2015년 한국소비자원의 어린이 완구 안전 실태 조사를 살펴보면, 완구 308종 중 5개 제품에서 허용기준치를 초과하는 유해 물질이 검출되었으며, 2020년 한국소비자원의 자료에서도 유해 물질 등이 검출된 사례가 지속해서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의 역할 놀이에서 많이 사용되는 인형 완구를 중심으로 분석한 시험 결과를 살펴보면, 9개 제품에서 프탈레이트 가소제(DEHP, DBP) 함유량이 기준치의 8배~ 321배 초과하였고, 1개 제품에서 총 카드뮴 함유량이 기준치의 1.7배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가기술표준원의 2019년 자료에서는 사람 인형 제품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의 300배, 총 납이 1.5배 초과하였고, 2020년 유럽 자료에서도 사람 인형 제품에서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기준의 327배나 초과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장난감 속 유해 물질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장난감에 속 유해 물질로 많이 검출되고 있는 물질 중, 프탈레이트와 중금속은 어린이 제품 안전 특별법(2015.6.4. 시행)으로 지정된 유해 물질로서 적용대상과 기준치까지 명시되어 관리가 될 만큼, 성장기 아이들에게 그 위험성이 큰 물질이다. 

 특히 프탈레이트의 경우 환경호르몬 물질과 발암물질로서 주로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플라스틱 제품에 들어 있으며, 중금속의 경우 화려한 색깔의 장난감에 함유되어 있어 아이들에게 많이 노출될 가능성이 크고, ADHD의 원인으로서 그 위험성 또한 매우 심각하다.      

 

그렇다면아이 장난감 어떻게 잘 골라야 할까     


 아이들에게 위험한 프탈레이트와 중금속 같은 유해 물질로부터 안전한 장난감을 찾는 문제의 답은 바로 부모의 꼼꼼함일 것이다. 요즘 잘나간다는 흔히 유행하는 장난감이라는 이유로, 아이가 단지 갖고 싶어 한다는 이유로, 장난감을 선택해 소중한 우리 아이의 건강과 맞바꾸는 행동은 하지 말자. 

 장난감 구매 시 항상 재질 표시를 확인하고, 경고 문구도 점검하여 우리 아이에게 적합한지 따져보고, 이왕이면 헝겊으로 되어 있어 세탁과 관리가 쉬운가도 살펴보며, 이제부턴 꼼꼼하고 깐깐하게 장난감을 구매하도록 하자.      



장난감 구매 시 알아두면 유용한 tip >     


1. 물건을 구매할 때는 재질 표시를 확인하자.     


2. 플라스틱보다는 종이나 천으로 만든 장난감을 구매하자.     


3. 반짝이는 재질의 표면에는 프탈레이트 함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4. 화려한 색깔의 물감에는 중금속이 함유될 가능성이 크므로 피하도록 하자.     


5. 강한 향기가 나는 제품은 피하고, 향료에 독성물질이 포함될 수 있다는 점도 잊지 말자.     


6. 새로운 물건을 구입하기보다는 형제, 자매 친구들과 바꾸어 함께 사용하자. 

         


<참고 문헌>

- 한국소비자연맹, 《영유아용 수입 교육 완구 가격 및 소비실태 조사 결과》, 2014.03.

- 한국소비자원, 《어린이 완구 안전 실태 조사 유해 물질 함유 실태 중심》, 2015.12.

- 한국소비자원, 《어린이 완구 안전성 시험 결과 사람 모양 인형 완구를 중심으로》, 20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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