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디누 리파티의 쇼팽,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 LP

- 쇼팽 피아노 협주곡 제1번 &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 LP

by 김정수

♬2. 디누 리파티의 쇼팽 피아노 협주곡 제1번 E단조 LP / 지휘: 오토 애커만 / 연주: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 &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 A단조 LP / 지휘: 알체오 갈리에라 / 연주: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 EMI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곧 요절한 천재 연주가에 대한 안타까움은 모차르트, 슈베르트, 멘델스존, 쇼팽과 같은 요절한 천재 작곡가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맞먹습니다. 지금은 역시 작곡가보다는 연주가의 시대가 아닌가, 싶기 때문입니다.

디누 리파티도 백혈병으로 겨우 33살에 세상을 떠난, 요절한 천재 피아니스트지요.

하긴, 세상에 이름난 연주가로 천재 아닌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마는, 그는 본격적인 연주가 생활을 5년 정도밖에 하지 못해서 안타까움이 더욱 큽니다.

게다가 1917년―샘 멘데스의 전쟁영화 〈1917〉(2019)의 바로 그 1917년입니다―생인 그가 스테레오 녹음 기술이 나오기 전인 1950년―바로 우리나라에서 6·25 전쟁이 터진 해지요―에 세상을 떠난 것도 안타까움을 더하는 요소입니다.

따라서 이 음반도 당연히 모노 녹음입니다.

하지만 푸르트벵글러의 경우가 그렇듯이, 모노 녹음은 그 특유의 고전적인 명반의 느낌을 기본값으로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이 느낌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입니다.

이 음반에 수록된 프레데리크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 E단조는 리파티가 세상을 떠나던 해인 1950년 녹음이고, 에드바르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 A단조는 불과 그 3년 전인 1947년 녹음입니다. 저는 음악사적인 가치가 있는 음반이라고 생각합니다.

1945년 생으로, 만 30세 되던 해인 1975년에 다발성 경화증으로 전신 마비가 와서 사실상 연주가로서의 생명이 완전히 끝났고, 그로부터 12년 뒤인 1987년에 결국 세상을 떠나버린 천재 첼리스트 자클린 뒤 프레의 연주가 귀하듯이, 디누 리파티의 연주도 저한테는 참 귀합니다.

리파티의 연주 스타일은 요즘에는 상대적으로 접하기 힘든 담백하고 순정하고 시적인 연주라고 하면 될까요. 그래서 더더욱 그의 연주가 귀하고, 그의 이른 죽음이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이 음반이 참 소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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