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스토코프스키의 차이코프스키 발레 음악 LP

- 차이코프스키 〈백조의 호수〉 & 〈잠자는 숲 속의 미녀〉 LP

by 김정수

♬15.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의 차이코프스키 발레 음악 〈백조의 호수〉 & 〈잠자는 숲 속의 미녀〉 LP / 지휘 –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 / 연주 – 뉴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 DECCA

이 음반이 저한테 의미가 있는 것은 차이코프스키가 아니라, 지휘자인 스토코프스키 때문입니다.

제가 스토코프스키라는 지휘자를 처음으로 인지한 것은 월트디즈니의 세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알려져 있는―〈환타지아〉(1940, 새뮤얼 암스트롱 外)에서였지요.

이 애니메이션에서 검은 실루엣으로 등장한 그의 날렵하고도 꼿꼿한 모습은 제게 품격 있고 진지한 카라얀과 더불어 지휘자의 두 가지 전형적인 이미지로 각인되었습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 애니메이션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를 시작으로, 표트르 일리치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폴 뒤카의 ‘마법사의 제자’,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 아밀카레 폰키엘리의 ‘시간의 춤’, 모데스트 무소륵스키의 ‘민둥산에서의 하룻밤’, 그리고 프란츠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까지, 모두 8곡의 클래식 음악과 그 음악에 ‘걸맞은’ 애니메이션 화면으로 이루어져 있지요.

물론 이 8곡은 모두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가 지휘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연주입니다.

스토코프스키는 제가 앞서 바이올린의 다비드 오이스트라흐와 유진 오먼디가 지휘하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가 협연한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LP를 소개할 때 언급했던 바로 그 ‘필라델피아 사운드’의 원조 격의 지휘자라 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먼저 이 오케스트라가 스토코프스키의 손으로 넉넉히 조련되었기에 뒷날 오먼디의 ‘필라델피아 사운드’가 나올 수 있었다고 해도 크게 무리는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토코프스키가 들려준 〈환타지아〉의 그 8곡은 저한테 제목 그대로 ‘환상적’이었지요.

‘토카타와 푸가’는 마치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에 나왔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도입부를 처음 들었을 때와 맞먹는 신선한 충격이었고, ‘마법사의 제자’는 아직도 그보다 더 흥미진진하고 박진감 넘치는 ‘뮤직비디오’를 만나보지 못했다고 고백하는 것이 하나도 어색하지 않으리만큼 저한테는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바로 그 스토코프스키의 차이코프스키 발레 음악입니다.

한데, 이 음반의 연주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가 아니라, 그의 고국인 영국의 뉴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입니다.

이 또한 의미가 있지요?

물론 전곡 녹음은 아니고, 〈백조의 호수〉와 〈잠자는 숲 속의 미녀〉에서 각각 8곡씩을 발췌하여 수록한 일종의 선집(selections)입니다.

스토코프스키는 1882년 폴란드계 아버지와 아일랜드계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영국인으로, 지휘봉 없이 손으로만 지휘하는 것으로 유명하지요.

그가 미국으로 건너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가 된 것은 그의 나이 30세 때인 1912년이었습니다.(이 LP의 커버 뒷면의 해설에는 1913년, 31세라고 되어 있네요.)

예,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가 세계 굴지의 오케스트라로 발돋움하기 시작하는 계기였습니다.

그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의 차이코프스키입니다.

영국 런던 Decca의 국내 라이선스 LP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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