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토벤 교향곡 제6번 F장조 '전원'
♬16. 한스 슈미트 이세르슈테트의 베토벤 교향곡 제6번 F장조 ‘전원’ LP / 지휘 – 한스 슈미트 이세르슈테트 / 연주 –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 DECCA
한스 슈미트 이세르슈테트는 지휘자 계에서 의외로 드물게 보는 순수 독일 태생의 지휘자입니다.
1900년에 나서 1973년에 세상을 떠난, 온전한 20세기의 인물인 그는 베를린 대학에서 음악학을 전공하여 모차르트의 초기 오페라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학구파 지휘자이기도 하지요.
그래서인지 그의 해석은 푸르트벵글러의 극단주의와도 다르고, 카라얀의 세련됨과도 결을 달리합니다.
그렇다고 거칠거나 투박한 것도 아니지요.
그의 해석이 갖는 특징을 한마디로 규정하면 ‘균형’일 것입니다.
여기에 ‘절제’와 ‘품격’ 또는 ‘격조’를 추가할 수 있겠지요.
예, 그의 해석에는 모자람도 넘침도 없습니다.
음악에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도 않고, 과잉이나 결핍도 없는, 저 학자 특유의 학구적인 균형감 또는 안정감을 원한다면, 예, 바로 이세르슈테트입니다.
그의 베토벤 교향곡 제6번 F장조 ‘전원’입니다.
저한테 전원교향곡의 원탑은 단연 브루노 발터의 것이지만, 이세르슈테트의 전원교향곡도 저는 참 좋아합니다.
템포가 빠르냐 느리냐, 하고 묻는다면 느린 쪽이라고 답할 수밖에 없지만, 오토 클렘페러나 세르주 첼리비다케만큼 느리지는 않습니다.
저는 베토벤의 교향곡들 가운데서 전원교향곡만큼은 빠른 템포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너무 느린 것도 전원교향곡 특유의 밝음, 하일리겐슈타트의 유서 이후 베토벤이 맞이한 저 영혼의 평온하면서도 싱그러운 회복의 정서를 표현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가끔 저는 베토벤의 전원교향곡을 얼마나 제 마음에 들게 잘 연주해 내느냐를 기준으로 지휘자에 대한 저만의 선호도를 결정하곤 합니다.
이때 이세르슈테트는 넉넉히 합격점을 받는 지휘자의 한 사람입니다.
그는 유명한 북독일 방송 교향악단을 창단하여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조련해 낸 지휘자이지만, 이 음반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라 이채롭네요.
1965년도 스테레오 녹음으로, DECCA의 국내 라이선스 음반입니다.
(Side2에는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