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카일베르트의 모차르트 후기 4대 교향곡 LP

- 모차르트 후기 4대 교향곡

by 김정수

♬18. 요제프 카일베르트의 모차르트 후기 4대 교향곡(38, 39, 40, 41) LP / 지휘 – 요제프 카일베르트 / 연주 – 밤베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 / TELEFUNKEN-DECCA

아마 모차르트를 잘 모르는(설마!) 사람은 있을 수 있어도 모차르트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요.

하기야, 음악 역사상 최고의 천재, 신동이 만든 음악이 내뿜는 저 한없이 사랑스러운 아름다움에 그 누가 매혹되지 않고 버틸 수 있겠습니까.

심지어 어두운 감정조차도 밝게 표현하는 신기의 작곡가가 바로 모차르트 아닙니까.

하지만 저는 적어도 교향곡에 관한 한 모차르트보다는 하이든을 더 좋아한다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차르트의 교향곡을 들을 때마다 어김없이 느껴지는 저 하이든과 베토벤 사이의 ‘어중간한’ 성격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건 전적으로 저만의 개인적인 취향이라 심각한 시빗거리는 못 될 것입니다.

당연히 저도 누가 저한테, 당신은 모차르트를 좋아하는가 싫어하는가, 하고 물어온다면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좋아한다고 답할 것입니다.

단지 교향곡에서만큼은 모차르트보다는 하이든 쪽을 제가 조금 더 좋아한다는 것일 뿐이지요.

그 모차르트의 후기 교향곡 넷, 곧 제38번 D장조 ‘프라하’, 제39번 Eb장조, 제40번 G단조, 제41번 C장조 ‘주피터’입니다.

물론 이 모차르트의 후기 교향곡들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걸작이라는 평이 대세지요.

이 교향곡들에 필적할 만한 것은 베토벤의 교향곡들밖에 없다는 말도 있고, 거꾸로 베토벤의 교향곡들에 견줄 만한 것은 모차르트의 후기 교향곡들뿐이라는 말도 있지요.

어느 쪽이든 모차르트의 후기 교향곡들이 교향곡 역사상 최고의 걸작 군에 속한다는 평가인 점에서는 모두 다를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모차르트의 어느 교향곡이 가장 유명하냐고 묻는다면 이제는 어쩌면 단 두 개의 단조 교향곡 가운데 하나―나머지 하나는 제40번 G단조―인 제25번 G단조를 꼽아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아무래도 밀로스 포먼 감독의 영화 〈아마데우스〉(1984)에서 드라마틱하게 압도적인 음향으로 선보인 뒤로 그렇게 되어버린 감이 있지요?

그래도 예의 후기 교향곡들의 가치와 명성에 흠집이 생긴 것은, 예, 전혀 아닙니다.

이 음반은 1908년 독일 태생의 지휘자 요제프 카일베르트의 모차르트입니다.

연주는 얼마 전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님과의 협연으로 우리에게 많이 익숙해진 밤베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고요.

카일베르트는 우연인지, 필연인지, 공교롭게도 리하르트 바그너와 인연이 깊은 지휘자입니다.

그는 1955년에 바이로이트에서 바그너의 《니벨룽겐의 반지》 연주 실황을 역사상 최초의 온전한 스테레오 녹음으로 남긴 이색적인 기록의 소유자이기도 하고, 심지어 1968년에는 뮌헨에서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지휘하던 도중에 심장마비로 쓰러져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이쯤 되면, 그야말로 음악에 살고 음악에 죽은 마에스트로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제 생각에 모차르트 교향곡의 연주 스타일은 지휘자별로 매우 윤택하고 세련되고 감미로운 계열과, 다소 무미건조하고 절제되고 전체 구조를 중시하는 계열, 이렇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저는 후자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 브루노 발터와 칼 뵘 계열의 연주를 좋아합니다. 카일베르트가 바로 이 발터와 뵘 계열에 속하는 지휘자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다른 글에서 이미 소개했듯이, 베토벤 ‘전원 교향곡’의 한스 슈미트 이세르슈테트도 이와 비슷한 계열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예, 저는 발터, 뵘, 카일베르트로 이어지는 이 ‘무미건조한’ 모차르트 연주 스타일을 선호합니다.

저는 이 후자 쪽에 속하는 지휘자들이 슬픔, 우울, 분노, 질투, 의심 따위의 여러 가지 어두운 감정들조차도 밝고 아름답게 표현한 모차르트의 속 깊은 정서를 더 올곧게 구현한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저한테는 이 음반이 참 귀합니다.

1960년 독일 발매의 스테레오 녹음입니다. *


KakaoTalk_20251028_204135074_01.jpg
KakaoTalk_20251028_204135074_02.jpg
KakaoTalk_20251028_204135074_03.jpg
KakaoTalk_20251028_204135074_04.jpg
KakaoTalk_20251028_204135074_05.jpg
KakaoTalk_20251028_204135074_06.jpg
KakaoTalk_20251028_204135074_07.jp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17. 예후디 메뉴인의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L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