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Cinema Aphorism_247

- 나만의 영화 잡설(雜說)_247

by 김정수

CA1231. 티엔 주앙주앙, 〈푸른 연〉(1993)

삶은 언제나 뜻하지 않은 불행과 행운을 함께 몰고 다니며 평범한 사람들의 운명을 뒤바꿔놓는다. 마지막 장면에서 푸른 연은 찢긴 채로 앙상한 나뭇가지에 걸려 있다. 이걸 어찌 민중의 삶이란 그렇듯 하릴없고 속절없는 것이라는 암시 또는 상징으로 읽지 않을 도리가 있으랴.


CA1232. 폴 버호벤, 〈아그네스의 피(Flesh and Blood)〉(1985)

〈로스 앤 스워드(The Rose and the Sword)〉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졌던 영화. 탐욕과 섹스와 광란과 음모의 난장판. 그런데도 주제 의식의 무게가 느껴지는 것은 순전히 연출력 탓이 아닐까. 제니퍼 제이슨 리의 기묘한 매력은 루트거 하우어의 광기를 압도한다.


CA1233. 윌리엄 프리드킨, 〈광란자(Cruising)〉(1980)

동성애자 연쇄살인범은 끝내 잡히지 않는다. 어쩌면 범죄 영화라기보다는 차라리 자신을 동성애자로 위장한 이성애자의 동성애자화 과정을 다루는 서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알 파치노가 마지막으로 짓는 표정의 여운이 더욱 깊고 오묘하다.


CA1234. 연균동, 〈맨〉(1995)

과도한 상상력은 흔히 지루하다. 아니, 상상력이 과도해지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부터 지루해지기 시작한다. 그 상상력의 결과가 아무리 기발한 것이라 할지라도.


CA1235. 로버트 알트만, 〈숏 컷〉(1993)

속으로 썩고 있는 부르주아는 그가 화가든 음악가든 경찰이든 광대든 한낱 낚시꾼이든, 모두가 파멸의 근방을 서성이는 위기 상황에서 살고 있다는 박력 넘치는 경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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