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쾅거리는 소리가
심장에서 나오는 건지
발걸음에서 나오는 건지
잠시 어지러움을 느끼며
좁은 계단을 밟고 올라갔다.
설렘
기다림...
바람이 살랑 불었다.
......
그 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는 그녀
비 오는 산행길에서
둘 다 홀딱 맞은
생쥐로 처음 만나
전우가 된
내 마음속 아오이
그녀의 육십 번째 생일날
그 시간에
여기서 만나자고 했던
이십 년 전 약속
준세이의 십 년은
그리움이 승화된 시간인데
스톤의 이십 년은
그리움이 망각된 세월인가
오랜 그리움은
호수에 떨어진
한 방울 잉크처럼
엷게 엷게 퍼져 나갔다.
끝내 오지 않는 그녀
내려앉는 마음 달래며
출구로 터덜터덜 걸어 나왔다.
.....................
환한 햇볕에 잠시 숙였던
고개를 들었다.
순간,
멀리서 눈에 익은 한 여인이
다급히 걸어오고 있었다.
다시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2024. 5. 13,
피렌체 두오모 성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