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헤비스톤 Jun 02. 2024

울산 대왕암 둘레길


밤새 우는 파도를

달래고 있었구나


배고파하는 갈매기

달래고 있었구나


오래 서 있어서

다리 아프겠다

잠시기다려

카페 의자 하나 갖다 줄게


바람 부는 날

슬도-대왕암 바닷길을 걸었다.

햇볕의 공격을 바람이 막아주고

왼쪽에 노란 향기

오른쪽에 파란 향기

뒤에서는 흙 향기가 따라

발걸음이 가벼웠다.



<무식한 놈 -  안도현>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 길 여태 걸어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다!


스톤아, 미안해

내가 무식해서


대왕암 입구

바람개비가 돌고 있었다.


어지럽다

그만 돌거라

지구도 돌고

호모사피엔스도 돌고

윗동네까지 도는데

너라도 좀 멈추면 안 되겠니


문무왕이시여

죽어서도 나라를 수호하고자

호국제룡이 되셨으니

이 나라를 굽이 보살피소서


거북바위, 탕건암, 할미바위, 용굴...

너는 좋겠다  이름이 있어서


천년이 지나도

이름 한번 안 불러 준다고

니 친구는 삐쳐있네



카페 정원에서 커피향기와

파도소리에 취해있는데 

근처에서 참새 한 마리가 날아왔다.


외로웠구나

 고팠구나

비스킷을 조각내어 던져주니

바삐 쪼아 먹었다.



슬도 동굴샷 포토존 위치가 어딘지 찾아보았다.

아, 여기구나

찍어보니 이쁘게 나왔다.



오늘 하루도

아기자기한 해안가를 으며

바람과 파도의 위로 듬뿍 받았다.


2024. 5. 29



(걸었던 길, 6.5km)





매거진의 이전글 하늘에서 보는 그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