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창 장날,
떠들썩한 길목에서
미나리와 감 곱게 놓아둔
할머니 한 분
아흔넷,
세월의 무게 가볍게 지우고
정성스레 기른 아들의 농산물을
이웃들과 나누는 손길
아들딸은 말렸지만,
"욕하는 사람 있어도
난 이 일이 좋아."
말씀에 담긴 단단한 기쁨
오늘도 오만 원 벌었다며
환히 웃는 얼굴
통장에 오백만 원 채웠다며
아이처럼 자랑하는 목소리
남은 감 몽땅 건네며
"천 원만 줘"
마음까지 넉넉히 나누는 당신
그 얼굴에 핀 행복이
장날의 햇살처럼 눈부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