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무수한 개미 떼가
내 머릿속을 하얀 알로 채운다.
손끝에 맺히는 미세한 꿈틀거림,
그 무게는 존재의 서러움과 가만히 겹친다.
펜 끝을 눌러 ‘나’라고 새겨보지만
이미 말라버린 잉크 대신 차가운 볼촉이 종이를 긁는다.
그 서늘한 마찰이
내 욕망과 종이의 저항 사이를 부드럽게 가로지른다.
비틀거리는 보폭으로 나는
차마 쓰이지 못한 문장 사이를 유영한다.
손끝으로 느껴지는 알들의 가느다란 떨림,
그 고요한 점막 안에서 나는 비로소 숨을 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