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생각 사이를 뛰어다닐 때
내가 자신에게 지켜야 할 格 같은 게 있다
어느 누구도 내 마음을 모를 뿐만 아니라
나도 나 자신을 모른다는 것을 알고 뛰어야 한다
내 안의 심연을 헤아릴 수 없음에 조용히 집중하며
그 결단을 품고 달릴 때
발걸음은 비로소 가벼워진다
생각과 생각 사이, 그 서늘한 틈을 뛰어넘을 때 우리는 몸의 무게를 잊어야 한다.
나라는 존재를 단단한 문장으로 묶어두려는 욕심, 그것이야말로 사유의 발을 묶는 가장 무거운 족쇄다.
내 안의 심연을 헤아릴 수 없음을 받아들이고 달릴 때, 발걸음은 비로소 가벼워진다.
어제의 확신이 오늘의 나를 가두지 못하게 하고, 내일의 내가 오늘의 나를 배신할 수도 있다는 낯선 가능성을 품고 달리는 일.
그 막막한 허공이야말로 우리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가장 넓은 마당이 된다.
결국 품격은 무언가를 움켜쥐려는 손아귀의 힘이 아니라, 비워진 손바닥의 결에서 배어 나온다.
내 안의 어둠이 어디까지 뻗어 있는지 감히 짐작하지 않기로 한다.
다만 그 낯선 그늘과 나란히 걷는 뒷모습에 지워지지 않는 선이 그어질 뿐이다.
모름으로써 비로소 자유로워지는 법.
그것이 사유의 숲을 가로지르는 자가 지켜야 할 마지막 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