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同 行)

by 김준완


앞서가는 마음이
숨 가쁜 몸을 세워
뒤돌아봅니다

발걸음이 무거워진 몸이
제 속도를 찾을 때까지
가만히 곁을 내어주는 일

환한 의식이
깊고 어두운 무의식의 강가에서
정체 모를 슬픔이 가라앉기를
말없이 지켜보며 견뎌내는 일

자식의 생이
작아진 어머니의 어깨 위로
가을 햇살 같은 시선을 얹으며
그 뒷모습이 작아지는 시간을
조용히 허락하는 일

그리고 마침내
찬란한 삶이
자신의 그림자인 죽음을
서둘러 밀어내지 않고
마지막 인사를 나눌 때까지
기다려 주는 일

그렇게
서로 다른 속도들이
나란히 걷는 것

그 긴 참음의 끝에
비로소 닿게 되는 자리

우리는 그것을
인생이라 불러 왔습니다.

월, 목,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