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귀환

by 김준완


​돌아갈 길을 더듬다 보면
결국 너에게 닿을 것이다
인간이
눈을 찾다가
마침내 눈을 발견했듯이

​인과를 찾다가 우연을 만나듯
나를 찾다 너를 만난다
행여 눈을 찾다 눈을 만난 인간들처럼
너와 나도
언젠가는 인간다운 사랑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졸다 하품하는 뱀들만 생각나는 저녁
나는 너를 닮아간다
혓바닥 끝에 맺히는 서늘한 문장들과
허물을 벗듯 가벼워지는 자책들

​발 밑에 차이는 것은
깨진 달빛이거나, 혹은 너의 그림자
우리는 서로의 목을 조르는 덩굴 식물처럼
뒤엉킨 채로만 자라날 수 있어서

​가장 인간다운 사랑이란
결국 서로를 파먹으며 완성되는 허기일지도 모른다
눈(雪)이 눈(目) 속으로 쏟아져 들어와
온통 하얗게 멀어버리는 그 찰나처럼

​너에게 닿는 순간
나는 비로소 나를 잃어버리고
너라는 긴 겨울의 시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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